▲엄마가 낙엽이 날리는 연출을 하자고 해서 낙엽을 뿌리다가 타이밍을 못 맞췄다. 그런데 찍고 보니 이게 더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이경미
상림공원을 빠져나와 지리산으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달리니 국립공원이 나왔다. 날이 어두워져 국립공원 안에서 숙소를 잡고 저녁을 먹었다. 처음 맞는 세 모녀만의 밤을 축하하기 위해서는 소주가 빠질 수 없었다. 내일은 노고단까지 가보기로 하고 우리는 소주잔을 높게 부딪쳤다.
다음날. 꼬불꼬불한 길을 초보자에게 맡겨두고는 언니는 뒷좌석에서 연신 잔소리를 해댄다. "핸들을 너무 크게 돌리잖아!" "앞에 차 가는 거 안 보이나!" 구박 받는 게 싫어 잘한 것 없는 나도 신경질을 내면 엄마만 중간에서 고생이다. '어휴, 길이 왜 이런 거야'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30분가량을 달려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했다. 거기서 노고단 정상까지 40분정도 걸어가면 된다. 벌써부터 지리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