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청소년들 "두발 규제는 일제 잔재"

26일 '행동하는 청소년', 진주시내에서 두발 자유화 집회

등록 2005.11.27 09:39수정 2005.11.2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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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학교 모습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을 줄을 세워 경쟁만을 강요하고, 강압적 규제로 자아와 생각은 그들의 원하는 상자 안에 가둬놓고 있습니다. 머리가 길다고 불량한 학생입니까? 같은 헤어스타일에 똑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은 교장들의 머릿속에만 남아있는 일제 잔재입니다. 태극기가 일장기로 바뀐 것 말고 차이가 뭐가 있습니까? 우리는 군인도 죄인도 아닙니다. 새장 안의 새가 아닌 인간으로서 기본권을 요구하는 학생의 한사람입니다” -자유발언에 나선 어느 고등학생

26일 진주시 대안동 차 없는 거리에서는 진주지역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여 만든 청소년인권단체 ‘행동하는 청소년’이 주최하는 ‘두발규제 폐지와 청소년 인권향상’을 위한 집회가 열렸다.

송주헌(18) 행동하는 청소년 대표는 “진주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장의 감시와 제약으로 인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기에, 청소년 단체 차원에서 집회와 선전전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두발 자유화와 인권향상에 한걸음 나아가고자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학생들의 자유발언, 이길영 전교조 진주지부 사립지회장, 노희숙 참교육 학부모회 진주지회장의 연대발언, 진주 YMCA수화동아리 ‘수’의 수화율동 공연, 청소년 인권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a 청소년 인권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송주헌(18세)군

청소년 인권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송주헌(18세)군 ⓒ 강무성


이길영 전교조 진주지부 사립지회장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들과 교사들은 두발자유화에 찬성하고 있고, 두발규제는 교장과 교감 같은 관리자들이 학생들을 쉽게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며 “전교조차원에서 학생들의 인권침해 사례가 개선될 수 있도록 현재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희숙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장은 “수업에 용이하다고 해서, 학생들의 머리를 몇 센티로 학교장이 일일이 간섭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학생들의 의견에 학교의 관리자들은 귀를 닫고 있지 말고, 열린 태도로 의견을 조율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주헌 행동하는 청소년 대표는 청소년 인권선언문 낭독을 통해 “다시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은 이 자리에서 우리도 하나의 인격체임을 선언하고, 국내 법률과 국제 조약에서 보장하고 있는 우리의 인권을 되찾을 것임을 선언 한다”고 외쳤다.

청소년 인권선언문에서는 학생자치기구 법제화, 두발자유화와 학내종교자유보장, 학교마다 학생 인권부 설치, 학생들의 집회와 결사의 자유보장 등을 주장했다.

a 진주 YMCA수화동아리 '수'의 공연

진주 YMCA수화동아리 '수'의 공연 ⓒ 강무성


a 두발 자유화와 청소년 인권보장 서명을 받고 있는 '행동하는 청소년'

두발 자유화와 청소년 인권보장 서명을 받고 있는 '행동하는 청소년' ⓒ 강무성

덧붙이는 글 | 민중의 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민중의 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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