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과 남상미 등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의 강점은 캐스팅이 잘됐다는 것이다.mbc
우리나라만큼 드라마를 즐기고 또 많이 만드는 나라도 없을 거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 주일간 하루도 빠짐없이 드라마가 방송된다. 주부가 주시청자인 아침 드라마, 저녁 8시대에 하는 가족 드라마, 그리고 밤 10시쯤 하는 미니시리즈, 주말에는 또 주말드라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드라마천국이다.
이렇게 많이 만들다 보니 확률의 법칙에 의해 잘 만든 드라마가 한 해 한두 편은 나오고 있다. 잘 만든 드라마 덕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배용준씨가 일본 아줌마들한테서 인기를 얻는 데 일등공신은 드라마 <겨울연가>고, 대부분의 한류스타가 드라마로 인해 현지에서 인기를 얻게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드라마는 있기 마련이다. 드라마가 재미있기 위해선 몇 가지 원칙이 있는데, 적어도 하나라도 제대로 들어맞으면 참패는 하지 않는데 이상하게도 이 원칙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드라마들이 많다. 그래서 그렇게 많은 드라마가 만들어지면서도 잘 만든 드라마는, 즉 인기를 얻는 드라마는 가뭄에 콩 나듯이 나올 뿐이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기 위해선, 먼저 캐릭터의 정체성이 뚜렷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캐릭터는 신뢰감을 잃게 되고 곧 흥미도 잃어 버리게 된다, 또 참신한 소재여야 한다. 신데렐라 얘기에 식상해 있는데 계속해서 유사한 소재만 보여준다면 당연 외면 받기 쉽다. 그리고 아무리 왕자와 공주가 나오는 판타지가 주재료인 드라마라 하더라도 현실, 즉 리얼리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최근 조기 종영이니 시청률 부진이니 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BC에서 구명투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달콤한 스파이>의 최대 장점은 캐스팅이 적절했다는 걸 들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