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읍면장들 '군수 홍보성 광고' 구설수

등록 2005.11.29 21:37

수정 2005.11.30 11:02

일부 공무원들이 해당 자치단체장에 대한 과도한 충성심 때문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1월 9일 발행된 전남 해남의 한 지역신문에 실린 광고 내용.

창간 10주년을 맞은 이 지역신문에는 창간기념일을 축하하는 해남군 관내 14개 읍면장 일동 명의로 축하광고가 실렸다. 그런데 광고 내용은 '제408주년 명량대첩제의 성공적인 개최와 박희현 군수의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우리 읍면장 일동은 변화와 혁신을 통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우측에는 '취임 1주년 군정성과'라는 제목으로 '경쟁력 있는 농수산업 육성, 활력있는 지역경제 진흥' 등 모두 5개 분야에 걸쳐 박희현 군수가 취임 후 1년 동안 해온 업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등 사실상 군수홍보 광고를 낸 것.

이에 대해 해남군선거관리위원회는 "신문 창간기념 축하광고임에도 내용에는 현직 군수의 치적을 소개하는 등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사전선거운동으로 판단될 뿐만 아니라 읍면장들이 선거에 개입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에도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문구 내용을 볼 때 공무원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조사를 벌인 뒤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남군 읍면장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김아무개 해남읍장은 "지역신문에 창간 축하광고를 내는 것은 종전부터 해온 관례"라고 말하고 "광고내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읍면장 모임 총무인 해남군 황산면 서아무개 면장은 "업체에 광고문안 작성을 맡긴 뒤 확인하지 못했다"며 "일부 내용이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군민들에게 열심히 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조사를 받게 됐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해당 지역신문사 관계자도 "광고문안을 우리가 직접 편집한 것이 아니고 광고업체로부터 파일로 넘겨받아 그대로 게재했다"며 "읍면장모임에서 광고내용을 디자인 업체에 의뢰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광고료는 아직 받지는 않았지만 1개 읍면당 5만씩 부담하기로 해서 모두 70만원이다"고 말했다.

한편 박희현 해남군수는 지난해 10월 30일 실시된 군수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 있다.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254조에는 '선거운동 기간 전에 방송이나 신문 등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게 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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