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비리' 첫 공판... 법정 출두한 형제들

박용성·용만·용욱 "혐의 사실 인정" - 박용오 "공모하지 않았다"

등록 2005.11.30 13:06수정 2005.11.3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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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출두하는 두산 일가 회삿돈 326억원 횡령과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용성(가운데) 두산그룹 전 회장과 박용오(왼쪽), 박용만 총수일가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출두하고 있다.
법정 출두하는 두산 일가 회삿돈 326억원 횡령과 수백억 원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용성(가운데) 두산그룹 전 회장과 박용오(왼쪽), 박용만 총수일가가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출두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재구

"인정합니다."
"공모하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일입니다."


30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강형주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두산그룹 비리 사건 첫 공판에서 박용성 전 회장·박용만·박용욱씨 등과 박용오 전 회장은 상반된 대답을 내놓았다.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 신문에서 두산 박용성 전 회장과 박용만 전 부회장, 박용욱 이생그룹 회장은 동현엔지니어링ㆍ세계물류ㆍ두산산업개발ㆍ넵스 등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횡령한 혐의를 단 한차례의 부정도 없이 모두 시인했다.

그러나 박용오 전 회장은 달랐다. "계열사 비자금으로 조성된 돈을 사용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돈은 썼지만 공모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박용오 전 회장은 두산 총수 일가가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따른 대출 이자를 회사 돈으로 대납한 사실에 대해서도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동생 용성ㆍ용만씨가 두산건설과 고려산업개발과 합병과정에서 두산 건설의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시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서도 "모르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두산 형제의 난'으로 갈라선 박용성 전 회장쪽과 박용오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 공모 여부에 대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함에 따라 법정에서 혐의 사실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박용성 전 회장 등 두산그룹 총수일가와 전현직 임원 14명을 회삿 돈 326억원을 횡령하고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등의 혐의로 지난11월 10일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박용성 전 회장 등 총수 일가 3명의 변호는 김&장 법률사무소가, 박용오 전 회장의 변호는 법무법인 로고스가 맡는다.


재판부는 변론 준비에 시일이 많이 걸린다는 변호인단 요청으로 두번째 공판을 12월 21일 오후 2시 속개하기로 했다.

두산 그룹 총수 일가의 첫 공판이 열린 서울 중앙 지법 417호 법정은 취재진, 두산그룹 관계자, 두산중공업 해고자 등으로 자리가 꽉 차, 이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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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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