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낳은 자식인데, 자기가 낳았다고?"

열린우리당, 박광태 광주시장의 언론플레이 비난

등록 2005.12.07 20:34수정 2005.12.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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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착공식.광주드림 김태성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주요 사업이랄 수 있는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이 열린 7일, 정세균 임시의장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광주를 방문해 이 사업이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낳은 자식"이라며 공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착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서남해안관광도시 개발 등을 언급하며 나름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은 셈이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반한 호남 민심을 만회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호남고속철 조기착공과 아시아문화의전당 건립사업 추진 과정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은근히 비난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임시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문화의전당이 건립되는 자리(구 전남도청 일대)는 5.18 영령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을 수 없는 곳"이라며 "이것은 우연히 된 일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이었고, 공약실천을 위해서 열린우리당이 각고의 노력을 해서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국회 문화관광위 위원장은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광주에서의 요구가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하고 이행한 것"이라며 "관련 특별법안은 157명의 서명을 받아 법안심사소위에 넘어가 있어 내년 1월 정도에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예산안 통과과정에서 한나라당의 반대가 많았다"며 "한나라당은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개념이 불분명하지 않냐, 모든 도시가 원한다면 다 할 것이냐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민주당 소속인 박광태 광주광역시장의 지난 6월 발언을 의식한 듯 "아시아문화전당 사업을 (광주시가) 혼자 추진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고 굉장히 답답했다"며 "(우리당과 참여정부가) 자식을 낳아 주었는데 마치 광주시 혼자서 낳은 것처럼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이것은 광주시민의 자식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약속과 광주시민의 열정을 받아 만든 자식인데, 지방정부가 자신의 자식처럼 말하는 것은 맞지않다"며 "좋은 선물을 주었으니 잘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 의원의 발언은, 지난 6월 박광태 광주시장이 <시사저널(6월 7일자 발행)>과의 인터뷰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시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광주문화수도 건설사업과 관련 "대통령 공약사항이다. 그런데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이 잊어버린 모양이다. 대통령을 뵙고 문화수도 조성사업을 지원해 달라고 했더니 대통령께서 '무슨 문화수도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공약사항을 잊어버리고 있던 것을 자신이 지속적으로 제기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뉘앙스로 발언해 문화부 등이 발끈하고 나서기도 했었다.

우상호 의원은 "전남 서남해안관광도시 건설과 광주 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호남을 문화와 관광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라며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 역시 이 모두를 아우르는 호남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한편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이 열린 구 전남도청 앞 무대는 일반인들의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전경버스 등 버스로 행사장을 에워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는 대통령의 경호문제 등을 고려한 것이지만 "시민참여형 행사를 한다면서 멀리서도 보지 못하게 한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불평을 샀다.

민중연대 "노무현 정권퇴진" 구호외치며 시위벌여
노무현 대통령 면담 요구하며 가두행진

▲ 광주전남민중연대 소속 농민, 노동자 등은 이날 기습시위를 벌였다.
ⓒ광주드림 안현주

전농 광주전남연맹과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등 민중연대는 7일 오후 1시 광주역 등에서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광주전남민중연대는 광주역 집회를 마친 후 아시아문화의전당 착공식이 열리는 구 전남도청으로 거리행진을 했지만 전남일보사 앞 도로에서 경찰의 제지로 막혔다. 또한 경찰이 사방을 막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 중 40여명은 충장파출소 앞에서 1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고 전용철 열사살해 규탄,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노동자 농민 다 죽이는 노무현 정권 퇴진하라"고 연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다.

이후 시위대 20여명은 착공식 본행사가 시작된 오후 3시 20경부터 착공식 행사장 인근 금남로 1가에서 "폭력살인 경찰청장 파면하라", "비정규직 법안 강행처리 열린우리당 규탄한다" 등의 연호를 외쳤다. 이들은 본행사가 끝나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리를 뜨자 자진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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