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자체조사 요청하겠다"... '재검증' 표현 없어

11일 박근혜·손학규·지관 등 잇따라 병문안

등록 2005.12.11 19:04수정 2005.12.1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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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11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황우석 교수를 병문안했다.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11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황우석 교수를 병문안했다. ⓒ 경기도 제공

줄기세포 진위논란과 관련, 국내외 학계 등에서 재검증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는 황우석 교수가 입원 5일만에 입을 열었다.

황 교수는 11일 오후 1시 30분께 병실을 찾은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통해 "서울대에 자체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논문사진 및 DNA지문 조작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사이언스>의 자료제출 요구, 김선종 연구원의 '중대증언'이 포함된 < PD수첩> 녹취록까지 공개된 뒤 나온 발언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 교수 연구팀의 핵심 측근인 이병천·강성근·안규리 교수도 10일 잇따라 황 교수 병실을 찾아 대책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는 병문안을 받는 자리에서 서울대에 자체조사를 요청하겠다는 뜻과 함께 "<사이언스>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할 경우에도 모든 실험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손 지사가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자체 조사 수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황 교수가 재검증 수용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황 교수는 '재검증 수용' 대신 '자체 조사 요청'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연구와 실험으로 진실을 보여주겠다,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결과의 과학성을 검증해 보이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이날 이보다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의 병문안을 받은 자리에서도 "불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언급하는 등 검증과 관련한 행보를 암시하기도 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문병 석상에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나타냈다.

박 대표가 "우리나라 보배 중 보배인데 편찮으시면 안된다. 난치병 환자와 국민들을 생각해서 빨리 기운 차리시라"고 위로하자 "앞으로 실험을 통해 보답하겠다"며 건강회복 뒤 연구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 교수 "내일부터 실험실 나가 연구 시작하겠다"

한편 한나라당 차기 대권주자 및 불교계 인사의 잇따른 병문안을 받은 황 교수의 모습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다. 특히 이날 오전까지도 황 교수는 여전히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한 채 불면증에 우울증 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황 교수는 지관 총무원장과 만날 때는 수염을 깎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손학규 지사가 찾았을 때는 말끔하게 수염을 깎고 기다리기도 했다. 황 교수는 '수염을 깎으니 나아보인다'는 손 지사의 인사에 '손 지사님이 오신다고 해서 깎았다'는 덕담도 건넸다.

또 황 교수는 연구실 복귀의지를 강력하게 보이는 등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진위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손 지사에게 "손 지사님이 다녀가셨으니 이제 오늘부터 밥을 먹고 내일부터 일어나 실험실에 나가 연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지관 총무원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지금까지 음식을 넘기지 못했는데 총무원장 스님을 보니까 이제 어떻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연구실 복귀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황 교수의 자체 조사 요청 발언이 나온 직후인 11일 오후 서울대측은 호암교수회관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줄기세포 연구결과에 대한 '재검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의 이 같은 결정은 이날 오전 '자체 조사를 요청하겠다'는 황우석, 안규리 교수의 전화를 받고 이뤄졌다.

따라서 양측이 언급한 자체 조사와 검증 수위가 어느 수준으로 모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DNA 재검사가 가장 유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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