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만두!!주경심
집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에 불려두었던 당면을 자르고, 물을 짜낸 두부를 으깨고, 묵은 김치를 송송 썰고, 대파를 썰어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비장한 각오로 만두피를 뜯고 있는 아이들 앞에 재료를 버무려서 내 놓았다. 저 좋아라하는 표정.
'맞아. 이게 살아 있는 교육 아니겠어. 현장 학습이 따로 있나. 이게 바로 현장학습이지.'
귀찮음도 물리치고 아이들을 위해 만두 재료를 만들어낸 나를 칭찬하느라고 머릿속에선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드디어 작업 시작. 상 위에 만두피를 한 장 깔고, 그 위에 속을 넣고 다음은 만두피 가장자리게 물을 발라가며 접는 순서이건만, 아이들에게는 그깟 순서같은 건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양쪽을 접고, 또 나머지를 접고….
쌈을 싸듯, 전병을 만들 듯 그렇게 만두 하나를 뚝딱 만들어버리는 것이었다. 작은 아이는 더 가관이다. 만두피 두 장에다 속을 개미눈물만큼 넣더니, 주먹밥 뭉치듯이 힘껏 주먹을 쥐었다 펴더니 "다 됐다!"고 외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만두를 일차로 몇 개 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