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퇴짜'였지만... 조계종·원불교는 '동감'

종교계 달래기 나선 여당... 이광정 종법사 "휘둘리지 말고 밀고나가라"

등록 2005.12.19 20:53수정 2005.12.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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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20일 낮 12시]

그동안 개정 사학법에 반발하는 종교계 인사들은 연쇄 면담하고 있는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19일 원불교 최고 지도자인 자산 이광정 종법사를 만나 사학법에 대한 호의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정 의장은 지난 16일에는 김수환 추기경으로부터 면담 자체를 거부당한 바 있다. 정 의장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진석 대주교를 면담했지만 정 대주교는 "사학의 자유를 인정해 줘야 한다"면서 "통제하고 감독을 하는 것이 공산주의인데 공산주의는 통제강화 때문에 망한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원불교 이광정 종법사는 달랐다. 정 의장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 서울회관에서 이 종법사를 만나 개정 사학법 처리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색깔논쟁으로 치닫고 있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문제삼았다.

이에 이 종법사는 "정치가 미성숙해서 그렇다"고 한나라당의 태도를 지적한 뒤 "이미 국회에서 결의가 된 것을 막는 것은 국가발전에 족쇄를 채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종법사는 이어 "양극으로 치닫다 보면 갈등이 극화되고 싸우게 된다, 내전을 치르는 나라치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없다"며 "현실문제는 서로 협의해가며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처음에 조정과정에서 대립을 해도 종국에는 통합과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종법사는 "종교인들이 반대가 심하다고 해서 제가 원장을 불러서 '법이 미흡한가는 모르겠지만 국회에서 이미 통과된 것을 그러면 안된다, 자기 종교인을 이사로 하든지 보완을 해야지 이렇게 전면 부정하는 쪽으로는 나가지 않게 해라, 종교인들이 모이는 일이 있으면 설득하라'고 말하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 종법사는 "사학법도 한쪽에서는 반대가 있어도 오히려 찬성 수가 많을 것"이라면서 "그렇지만 처리를 못하고 있으면 찬성 측에서도 반대하고 반대 측도 반대하고 민심을 둘 다 잃게 된다, 유념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종법사는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한 쪽에서 도둑 때려잡는 법이 나오면 도둑들이 싫을 것이다. 한쪽은 꾸준히 반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 미래를 위해서 대의에 입각해서 척척 밀고 나가면 민심이 따라가게 되었다. 지금 이러니 저러니 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기 바란다."

정세균 의장은 이와 관련 "일각에서 사립학교법이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서 어려움을 줄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는데 그런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의장은 지난 15일 조계사를 찾아 지관 총무원장과 면담해 개정 사학법 처리의 당위성을 설명했고, 지관 스님은 "빠른 시일 안에 문제가 잘 풀리기를 바라며,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면 도움을 주겠다"고 화답했다. 지관 스님은 또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일하고 욕먹는 사람이 더 위대하다"면서 "소신이 뚜렷하면 반대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라고 격려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의 종교계 '러브콜'에 대해 천주교는 퇴짜를 놓았지만 조계종과 원불교는 호의적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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