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원, 평화 위해 나라밖서 뛴다

이라크, 홍콩 다녀온 유승희, 현애자 의원

등록 2005.12.21 11:40수정 2005.12.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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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있는 곳에 평화를, 가난이 있는 곳에 희망을…. 파병 반대를 외치며 전쟁의 땅, 이라크를 방문한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과 세계 신자유주의에 맞서 식량자주권 수호를 외치며 홍콩을 다녀온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이 우먼타임스에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한국의 여성의원으로 세계 인류평화와 생명 수호에 앞장선 그들의 외침을 소개한다.

이라크를 다녀와서

이라크 파병 연장...장기적 국가발전 저해 우려 -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

지난 1일,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과 함께 이라크 현지 자이툰 부대를 방문하고 일주일 만에 돌아왔다. 바그다드를 가지 못했던 게 큰 아쉬움으로 남지만 쿠웨이트에서 알자지라 방송 쿠웨이트지국 책임자를 만난 일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우먼타임스
나는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한국의 파병에 대해서 비판적이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는 국익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국방부의 조사에 의하면 이라크 국민의 80% 이상이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의 주둔을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부터 중동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인구와 방대한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이슬람 국가와 민중들에게 한국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세계 제3위의 파병국으로만 인지되고 있다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중동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1조원 단위를 훌쩍 뛰어넘는 플랜트사업과 건설사업 등을 수주하고 있고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가 향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중동국가 국민들에게 각인되는 한국의 인상은 너무나 중요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 연장 동의안을 당론으로까지 확정해 또다시 국회에 상정하려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 정치의 민주적인 발전 단계에 부합하는 일인지 매우 우려스럽다.


파병 문제는 단지 군부대의 이동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외교관계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가느냐의 국가발전의 장기적인 전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은 알리 알 살렘이라는 미군기지에서 전투병력수송기인 C-130을 타고 아르빌의 자이툰 부대를 방문했다.

자이툰부대의 자이툰이라는 뜻은 올리브-평화라는 뜻이다. 그곳에서 이틀 동안 장병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이 펼치는 재건사업과 민사활동 등을 돌아보았다. 장병들은 다행스럽게도 진료 활동과 하수관 공사, 학교 건립 등 민사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로부터 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었다.

아르빌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쿠르드지방정부 청사를 방문해 주지사, 인권부장관, 자치부장관 등과 만나 '재건사업'과 '경제문제' 등을 주제로 환담을 나눴고, 아르빌 살라딘 대학의 총장을 비롯해 학장들과 면담했다.

아울러 귀국길에는 쿠웨이트 미군기지에 있는 다이만 부대에 들러 부대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대는 아르빌 자이툰부대에 물량을 수송하는 공군 부대다.

한국에 도착하니 아침 8시. 갈 때는 10시간, 올 때는 8시간 걸렸다. 바그다드에 가면 바그다드카페가 있는지 확인해보겠다고 했는데….

이라크의 평화가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그래야 바그다드 카페에 갈 수 있을 테니까….

WTO 각료회의 개최 '홍콩'을 다녀와서

여농 "쌀 태우는 심정 아느냐" 전세계 호소 -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제6차 WTO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세계민중투쟁단을 격려하고, 15일 예정된 '세계여성농민행동의 날'을 함께 하기 위해 홍콩에 다녀왔다.

'쌀 재협상 국회비준 강행처리'를 반대했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자 여성농민 대표의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우먼타임스
제6차 WTO각료회의가 열리고 있는 홍콩 거리에는 "WTO를 앞세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전통적으로 농업 지역인 아시아와 개도국 여성농민들에게 가장 많은 피해와 고통을 주고 있다"며 회담 저지에 나선 비아깜빠시나(세계농민 연대조직) 소속의 각국 여성농민투쟁단의 물결로 넘쳐나고 있었다.

세계여성농민행동 집중의 날인 15일 아침 10시부터 '빅토리아 공원(전체 집합 및 집회장소)'에 모여든 각 국의 여성농민들은 '세계화와 여성농민 포럼'에 참가하여 각국별 실상 및 대응과 관련한 토론을 벌였고, 각국별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며 결의의 시간을 가졌다. 이어 낮 2시부터는 홍콩의 쇼핑관광중심지를 거쳐 컨벤션센터 회담장 근처 완차이 부둣가까지 행진하는 '세계여성농민행동'을 진행했다.

'풍물패'를 앞세우고 부시·WTO 탈바가지 퍼포먼스와 함께 한국여성농민들의 행진 대열은 "농민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한국 농업의 실상을 전 세계에 호소했다.

"밤낮없이 부지런히 일하면 잘 살 수 있을 줄 알고 열심히 일했는데 일을 하면 할수록 빚만 늘고 몸은 병들어 갔습니다. 알고 보니 WTO 국제 도둑놈들이 있었습니다. 저들이 우리의 아들딸인 오추옥. 정명품. 전용철 농민을 죽였습니다. 더 이상 농민을 눈물 흘리게 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결코 그냥 돌아갈 수 없습니다. 기필코 WTO각료회의를 막아낼 것입니다." 주름진 까만 얼굴의 60대 한국 여성농민의 절규에 세계가 함께 울었다.

"WTO의 실패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WTO 10년이 남긴 것은 환경파괴와 세계민중들의 죽음뿐이다. 이제 씨앗을 뿌리고 전 세계 많은 사람들, 우리 자식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은 서러운 여성농민들이 일어섰다. 세계는 여성농민들의 눈물과 외침을 기억할 것이다."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장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는 참가한 세계민중들의 가슴을 뜨거운 결의로 가득 채우며 홍콩의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나는 다시 한번 반자주적인 통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무책임한 정치인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WTO 반대"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한국 여성농민들은 더 이상 가난하고 못 배워서 무시당하며 살아온 천덕꾸러기가 아니었다.

서러운 지난날을 딛고 가슴에 맺힌 한을 토해 내며 인류의 생명과 평화, 민족의 식량주권을 지키려는 위대한 반세계화 싸움의 선봉대에 서 있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뿐인 우리 여성농민들이 세계의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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