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내려준 최고의 선물, '사랑'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기적을 선물하는 인생의 지혜>

등록 2005.12.26 08:26수정 2005.12.2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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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고, 한편에서는 끊이지 않는 내전으로 피를 흘리고, 또 다른 곳에서는 배를 움켜질 힘이 없는 가난 속에 기아에 허덕이는 난민들이 있다. 이렇게 복잡하고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는 세상. 그런데도 우리를 지탱해주는, 지구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에 해답을 바로 인간의 ‘사랑’에서 찾고 싶다. 삭막하기 만한 세상을 밝혀주고 ‘그래도 세상은 아름답군’ 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의 감정 때문인 듯싶다. 가족과의, 연인, 친구들과의 사랑.


서로 간의 큰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인간이 받은 최고의 선물이다. 이 선물을 누구에게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사랑이 인간에게 없어진다면,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기는 매우 힘들 것 같다.

얼마 전 신문에서 탤런트 차인표, 신애라 부부가 입양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추운 겨울 훈훈함을 전해주었다. 외국에서는 입양이 매우 보편화되어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고 있지만 피,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극히 드문 현상이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입양을 한 신애라씨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배가 아파 낳은 아들과 가슴 아파 낳은 딸 모두 똑같이 소중한 가족입니다”라고.

이 말 한 마디에 그녀의 사랑이 느껴진다. 그렇다. 자기 혈연관계의 자식만을 사랑하는 우리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겠다. 이처럼 우리는 인간과 인간에 있어 사랑이 배제된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단지 그 안에 ‘희생’이란 단어가 아로새겨져 있다는 것 밖에는…. 사랑에는 희생이 뒤따른다. 무조건적인 희생이야말로 사랑이다.

이렇게 앞에서 거창하게 말을 하는 이유는 바로 <기적을 선물하는 인생의 지혜>란 책 때문이다. 이 책에서 가장 첫 번째로 꼽는 것이 희생이다. 희생이 없는 사랑이 있다한들 그것은 고결한 사랑이 될 수 없다.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사랑의 첫째 계명은 희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자기 희생은 사랑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부탁 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그 일을 해 주십시오. 모든 열정을 기울이고 조금도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지 마십시오.”- 본문 중


이렇게 사랑의 희생을 강조하면서 인간의 가장 큰선물이자 지혜라고 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 사람은 유명한 철학가 발타자르 그라시안이이다. 그는 철학자 니체와 쇼펜하우어에게 영향을 준 사람으로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철학가이다. 스페인 국왕의 고문 자격으로 마드리드 궁정에 철학 강의와 설교를 맡기도 한 그의 또 다른 저서로는 <세상을 보는 지혜> <영웅> <비평가> <신중한 사람> 등이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연인의 사랑, 부모와 자식의 사랑, 이웃과 없는 자들을 위한 사랑에 관한 짧은 잠언을 모은 1부와 각박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을 담은 2부,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현명하게 벗어날 수 있는 지혜로운 글을 모은 3부, 한 번뿐인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방법 등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던져주는 4부로 나누어 담았다.

이 책은 한 마디로 인간의 사랑을 유형별로 정리해 놓은 것으로, 우리 인생의 큰 선물이 바로 사랑이라 말하고 있다.

첫 번째 장, 사랑하면 살아가기에서는 “사랑은 미래에 밝은 희망의 빛을 던지고, 쓰러지는 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비록 지금 그대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곁에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두 번째 장, 지혜롭게 살아가기에서는 “성공에 짓눌리지 마십시오. 명예에 이끌리지 마십시오. 그것들은 인생을 짓밟고 정신을 질식시킵니다. 적당히 일하고 좀 더 느긋하게 쉬십시오”라고 권유한다.

세 번째 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용기있게 살아가기이다. “어둠의 운명은 얼마든지 빛의 운명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열쇠는 바로 이해심입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처지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어둠은 물러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마지막 장, 목적있게 살아가기에서 저자는 “어둡고 불행한 기억을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즐거운 추억만을 안고 살아간다면 그 인생은 몹시 행복할 것이다. 기억력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끌고 갈 수 있다”라며 즐거운 추억만을 기억하여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만들라 읊조린다.

저자는 이런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사랑 그 자체가 전부”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처럼 사랑은 깊은 울림을 던져준다. 그 안에 희생·분노·질투·미움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이 숨어있음과 동시에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기에 그 깊이는 더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을 읽고 난 독자라면 분명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며 사랑의 가치를 새롭게 깨닫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더 한없는 사랑을 하게 다짐할 것이다. 올 겨울 훈훈함을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지.

기적을 선물하는 인생의 지혜 - 아침에 읽는 삶의 비타민

조현석 엮음,
북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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