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올 한해 활짝 웃었다

[TV를 바꾸자 2005 결산]주체적 여성인물·다양한 가족문화·돈독한 자매애 등

등록 2005.12.26 10:52수정 2005.12.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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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 기자]TV는 일상적이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다. 그만큼 TV의 영향력은 크다. TV가 묘사하는 현실이 시청자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본지가 '드라마 바꾸기 운동'에 이어 'TV를 바꾸자'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하면서 방송계 안팎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

본지는 시청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시청자단체와 여성단체의 모니터 자료를 분석하면서 건강한 방송문화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TV를 바꾸자'를 통해 돌아본 2005년 방송의 모습은 어떨까.

시대상을 반영하는 주체적인 여성인물, 육아의 짐을 함께 나눠지는 가족문화, 다양한 가족문화를 수용하는 진보된 가족형태, 남자들의 의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자매애가 발견되는 등 한결 밝은 모습으로 변모한 방송계를 확인할 수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씨.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씨.우먼타임스
TV가 변하고 있다. 그 증거는 드라마 속 여성캐릭터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토지>의 서희와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다.

서희는 시청자들과 여성단체로부터 "시대가 원하는 새로운 여인상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드라마가 담아내지 못하는 여성의 역동성과 주체성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올해 화제가 됐던 삼순 또한 여성캐릭터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일과 연애에 당당하고 씩씩하게 맞서는 삼순은 남성시청자들이 요구하는 가부장적 코드(예쁘고, 잘 빠지고, 집안 좋은 여성)의 틀을 벗어 던져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밖에도 <굳세어라 금순아>의 금순, <쾌걸춘향>의 춘향도 능동적인 여성상으로 평가받았다.

육아의 짐을 함께 나눠지는 가족문화를 강조하는 프로에서도 방송의 건강한 변화가 발견된다. 본지가 집중 소개한 바 있는 EBS '대발견 아이Q'는 육아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유익한 인포테인먼트 프로.


이 프로는 단순히 육아정보를 제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구성원이 함께 이끄는 육아문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보부모, 맞벌이부모, 손주를 키우는 할머니 등 세대별 육아 경험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있다. 이밖에도 <굳세어라 금순아>는 육아의 짐에 시달리는 여성들의 현실을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넓혔다.

어느 해보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건강한 여성상을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사진 시계방향으로 ‘불량주부’, ‘토지’의 서희, ‘굳세어라 금순아의’금순, ‘부모님 전상서’.
어느 해보다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건강한 여성상을 텔레비전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한 해였다. 사진 시계방향으로 ‘불량주부’, ‘토지’의 서희, ‘굳세어라 금순아의’금순, ‘부모님 전상서’.우먼타임스
올해의 방송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편견 없이 담아냈다. 이혼가족, 재혼가족, 한부모가족 등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담아낸 것이다. 자폐증 아들을 둔 가족을 그린 '부모님전상서', 입양되어 성장한 주인공 가족을 보여준 '위험한 사랑', 미혼모가족의 삶을 씩씩하게 묘사한 '온리유' 등이 그 예.


다양한 형태의 가족 중 단연 화제가 됐던 드라마는 '불량주부'였다. 이 프로는 시청자단체로부터 '여성과 남성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해 부부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와 가정, 어디에서 일하든 그것은 그 나름의 의미와 가치가 있으며 그 의미와 가치를 동등하게 나누는 행복한 부부를 담은 프로는 2005년 방송계의 값진 수확 중 하나다.

자매애를 강조하는 드라마도 TV의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예다.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자매애는 <대장금>의 장금과 한상궁이 보여준 이후로 드라마의 인물설정에 있어 핵심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의 드라마 중에는 <토지> 의 서희와 윤씨부인,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 가족, 외화시리즈 <위기의 주부들>의 주부들이 발전적 여성관계를 보여줬다.

이밖에도 연예인 신변잡기 이상의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정보토크 팔방미인> 등의 인포테인먼트 프로, 기획과 탐사보도로 승부하는 '감성다큐 사랑' 등의 다큐멘터리, 여성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신돈> 등의 역사극 등도 2005년 TV의 건강한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분석된다.

건강한 방송문화를 이끌기 위해 눈을 부릅뜬 시청자와 TV의 변화를 요구하며 집요한 시선을 던지는 각종 단체의 목소리는 'TV를 바꾸자'를 통해 계속 소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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