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함께 은퇴를 선언하며 은막과 브라운관을 떠나는 관행 아닌 관행에서 탈피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실천하는 중·장년 여배우들이 올 한해 유난히 돋보였다. 사진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혜수, 김미숙, 고두심.우먼타임스
40대 이상의 여배우들도 '나이 들면 잊혀지기 마련'이라는 영화계 속설을 비웃듯 열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한 해였다. 영화 <말아톤>, 드라마 <여왕의 조건>을 통해 무르익은 연기를 보여준 김미숙(46)씨와 영화 <정사> <스캔들>과 드라마 <고독>을 통해 색깔 있는 연기세계를 다지고 있는 이미숙(45)씨는 방송·영화계의 완숙미바람을 이끌고 있다.
<친절한 금자씨> <너는 내 운명> 등의 영화에서 무게감 있는 조연을 선보이고 있는 김부선(43)씨와 <안녕 형아> 등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색깔의 연기를 소화하고 있는 배종옥(41)씨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드라마 <천생연분>의 황신혜(42)씨는 다이어트비디오 출시하면서 '늙지 않는 배우'의 표본이 되고 있다.
2005년은 50대 이상 여배우들도 활약한 해였다. '죽도록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어머니' 등 상투적인 여성캐릭터가 여전히 많은 방송·영화계 풍토를 고려할 때 50대 이상 여배우들의 활약은 더욱 의미가 깊다. 영화 <엄마>를 통해 '국민엄마'의 이미지를 다진 고두심(54)씨의 활약이 대표적인 예.
<마파도>는 50대 이상 여배우들의 활약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50대 이상 중·장년 여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영화 <마파도>는 300백만의 흥행성적을 거뒀다. 여운계(65), 김을동(60), 김형자(55), 김수미(54)씨의 구성진 연기가 돋보인 <마파도>의 흥행은 폭넓은 세대를 아우르는 기획의 모범적인 사례로 기록된다.
하지만 <마파도>의 흥행성공으로 인해 희화화된 코믹캐릭터에만 중·장년 여배우들을 '써먹는' 풍토가 방송·영화계에 자리잡고 있다는 우려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마파도>의 흥행을 통해 풀어야 할 숙제는 중·장년 여배우들이 지닌 삶의 희로애락을 깊이 있게 담아낸 여성캐릭터 개발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여배우들의 분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드라마·영화 제작자들은 광고수익에 집착해 자신의 이미지와 연기세계에 안주하는 여배우들의 변화를 요구한다. 나이를 뛰어넘어 연기의 폭을 넓히려는 여배우들의 노력이 있을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방송·영화계 풍경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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