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폐기물로 인간·자연 공존사회 일궜죠"

건설폐기물 재활용으로 개발한 대호에코텍 안선희 사장

등록 2005.12.26 11:13수정 2005.12.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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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사업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건설현장에 제가 나타나면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이런 말들을 많이 하셨죠. 아가씨가 이런데 웬일이냐고요." 건설 구조물 해체, 건설 폐기물 처리업을 하는 대호에코텍의 안선희(49) 사장은 건설업에만 23년째 몸담아온 알아주는 베테랑이다. 200억원의 매출, 150명의 직원을 둔 대구지역의 유일한 폐기물 처리 여사장이 바로 그다.

사업 시작한 지가 23년째라면 20대에 건설업에 뛰어든 것. 그런데 사업의 시작을 보면 그의 대찬 성격을 단박에 알 수가 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회사를 차려서 사장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20대 중반쯤에 중장비·크레인을 소유하는 것이 유망하다고 해서 그 고가 장비를 겁도 없이 덜컥 샀죠."

그렇게 안 사장이 거친 건설현장을 종횡무진 활약하면서 느낀 것은, 현장의 모든 것이 전부 바뀌어야 한다는 것. 특히 폐기물을 처리하는데서 그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건설을 시작할 때에는 엄청난 폐기물에 두 손 두 발 다 들 정도입니다. 땅을 파면 나오는 것이 뭔지 아세요? 불법으로 매립한 엄청난 양의 쓰레기였어요. 그것들이 우리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생각하니 울화통이 터지더라고요."

불법 매립한 쓰레기와 건설현장에서 발생되는 철거 폐기물들은 그야말로 범벅이 되어서 이러하지도 저러하지도 못하는 상황. 일부 사람들이 그것을 또 불법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고 그는 이제 자신이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오염이 순환되고 있었지요. 이것을 그대로 둔다면 우리나라 토양은 돌이킬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건설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처리 기술 개발에 착수했죠."


이 분야의 두 주자인 독일과 일본을 돌아다니면서 자료를 모아왔고,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장비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개발한 기술은 건설폐기물을 잘게 분쇄하여 고품질의 재활용 모래를 생산하는 장치. 철거해온 건설폐기물을 깨끗하게 수처리해 분쇄하고 나누는 13공정을 거쳐 다시 건설현장에 재활용할 수 있는 자재로 만들어내는 것. 골치 아픈 쓰레기도 알아서 처리되고 건설비용도 줄고, 환경까지 생각하게 되는 그의 기술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쓰레기도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 폐기물 처리 과정입니다. 폐기물에서 나온 모래는 레미콘과 벽돌회사에 납품을 하게 되고 자갈은 최근 부족한 천연자갈에 못지않은 훌륭한 자원 역할을 하지요. 이것이 바로 1석 3조가 아닐까요."

그는 건설현장마다 그만의 특유한 인본주의 마인드를 발휘시킨다.

건설에도 환경이 우선이고,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 그것이 그의 발명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현장을 둘러보면 볼수록 발명 아이디어는 넘쳐납니다. 공사 초기에 필요한 파일(건설 구조물과 지반을 연결하는 기둥)을 박는 작업을 할 때 인부들이 장비를 들고 위험한 자세로 절단을 하게 됩니다. 무조건 수작업으로 하는 이 작업을 볼 때마다 위험하기도 하고 정확도도 낮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그는 사람이 하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해주는 '구조물 절단장치'를 개발했고, 건설현장에서 크게 환영을 받았다. 그의 활발한 발명으로 올해 여성발명특허대전의 '대상'수상, 환경기술상의 환경부장관상 등을 줄줄이 수상하며 여성이 진입하기 힘들다는 '건설'에서도 발명은 동등하다는 것을 확실히 굳혀 놓았다.

"발명은 현실입니다. 자신의 발명이 이윤이 돼야 합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빠져서 출시 반응을 살피지도 않고 '최고'라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요. 내 생각과 시장의 상황, 내 기분과 남의 반응을 철저히 분석해 제품을 만들어낼 것을 여성발명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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