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일탈 /(주)에세이장옥순
그렇게 시작된 오마이뉴스와의 만남은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산골벽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상이 뭐 그리 많고 신기할까마는 나는 모든 학교 생활과 아이들과의 일상, 나의 소소한 일상을 끝없이 스케치하고 기록으로 남기며 129건의 기사를 올렸다. 그렇게 남긴 기록물은 이제 가상 공간에 안주하기를 마다하고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나를 졸랐다.
이미 두 번의 출판 경험이 있었으나 출판비를 절감하는 기회를 모색하던 중, 오마이뉴스의 메인화면에 등장하던 한 출판 사이트(웹진에세이)를 찾아가게 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그 곳에도 같은 글을 연재하며 나의 글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했고 2005년 8월 3일 오마이뉴스에 올렸던 글들을 모아 '아름다운 일탈'을 출간하는 기쁨을 얻은 것이다. 그렇다! 오마이뉴스와의 만남은 분명, 아름다운 일탈이었다.
우리 산골분교의 아이들에게도 오마이뉴스로 인한 변화는 놀라울 정도의 선물을 안겨주었다. 내 기사를 보고 우리 학교의 일상에 호감을 느낀 서울에 있는 방송국의 작가나 프로듀서들과의 촬영 약속이 이루어져서 금년 한 해 동안 KBS1, KBS2, MBC 등에 3회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출연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잔잔한 기쁨을 줄 수 있었다. 산골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며 아이들이 지닌 아픔과 좌절을 딛고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없이 내보내며 우리들은 더욱 서로를 깊이 알게 되었고 한마음 공동체로서 거듭나는 기쁨까지 얻었다.
소외된 우리 분교를 위해 2년 동안 물심양면의 지원을 해온 민간기업(SK텔레콤)이 우리 아이들에게 배려해 주는 각종 프로그램을 여과없이 글로 올려서 그분들의 사랑과 배려에 감사할 수 있는 기회를 오마이뉴스를 통해서나마 마음의 글로 갚을 수 있어서 작은 학교를 책임지고 있는 나로서는 그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었다. 우리 아이들이 받은 사랑과 물질을 한 편의 기사로나마 대신하기 위해 모든 행사마다 촉각을 세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기록으로 남기다보니 은연중에 더 진실해지고 노력하게 되었다.
어떠한 경우에도 기사로 인하여 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지 않으며 철저하게 사실과 진실에 바탕을 둔 진솔한 기사 작성으로 내면의 소리를 거스르지 않게 되었으니 이것은 교사로서 가져야 할 덕목을 한층 깊게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우리 산골분교의 아이들은 보통의 가정들보다 더 시리고 아픈 아이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음지보다 양지를 지향하며 어둠보다 밝은 소식을 찾아내어 우리 아이들에게 희망의 모습을, 가능성을 확인시켜 주는 기사를 싣도록 노력해 왔다.
때로는 너무 자주 기사를 올려서 식상하다는 댓글에 마음 아파하면서도 더 긴장하고 정성을 들여 기사를 쓰기 위해 의도적인 교육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더 실감나는 기사를 쓰기 위해 기계에 둔한 내가 사진을 찍기 위해 오마이뉴스 원고료로 디지털카메라를 장만해 본격적인 작업(?)을 시도하며 어디서나 카메라를 들이대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도 사진을 올릴 줄 몰라서 편집실 기자님들을 고생시키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