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래 나무, 어떻게 생겼을까요?

녹색과일의 여왕, 참다래 예찬

등록 2005.12.29 16:25수정 2005.12.2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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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 순박하고 어여쁜 시골처녀 같은 이름이다. 여기에 '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참다래. 말 그대로 다래 중에 다래라는 뜻일까?


자 이제 새콤달콤한 참다래의 맛의 세계로 빠져보시기 바란다.
자 이제 새콤달콤한 참다래의 맛의 세계로 빠져보시기 바란다.조태용
요즘 인기 있는 겨울 과일 중에 하나가 바로 참다래다. 그런데 이상하게 사과나무, 배나무, 포도나무 하면 쉽게 열매가 열려 있는 모습이 상상이 되지만 참다래 나무 하면 그 모양과 열매 달린 생김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나무는 추위에 약해서 전라남도, 경상남도 일부 지방과 제주도가 아니면 쉽게 보기도 어렵고 우리가 보는 것은 그저 4개 또는 8개가 비닐 팩에 담긴 것만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참다래 농장이 많은 경상남도 고성에 갔을 때도 그랬다. 도대체 참다래 나무가 어떻게 생긴 거야? 라는 호기심이 발동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포도나무와 비슷한 참다래나무
포도나무와 비슷한 참다래나무조태용
참다래 나무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포도나무와 비슷하다. 즉 덩굴성 식물이고, 포도처럼 기둥을 세워 줘야 하며 줄기가 잘 뻗도록 유인을 해줘야 한다. 참다래는 한 나무에 700개에서 800개의 열매가 달린다고 하는데, 주렁주렁 열려 있는 참다래는 꼭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달린 전구처럼 보였다.

키위라는 영어식 이름은 열매의 모양이 키위 새처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참다래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많이 있지만, 고성에서 참다래 농장을 하는 김찬모님의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중국 다래가 뉴질랜드로 넘어가서 1902년경부터 심어졌고 그것이 다시 국내에 수입이 되었단다.

국내 농가들은 1977년부터 키위를 심기 시작하여 처음엔 양다래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다가 생산자 협회에서 1980년 후반에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바꾸기로 결정하여 지금의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주렁주렁 달린 참다래
주렁주렁 달린 참다래조태용
과수원에 도착하니 마치 포도밭을 연상하게 하지만 포도와는 전혀 다른 열매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 나무에 달린 키위를 따서 먹으려고 하니 그것은 후숙이 되지 않아서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정말일까? 하고 먹어보니 녹색의 물이 똑똑 떨어지는데 마치 청매실을 먹는 기분이었다.

참다래는 처음 수확하면 온통 신맛뿐이라고 한다. 아마 그 신맛의 강도는 탱자나 자두를 능가하며 유자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우리가 먹는 달콤새콤한 참다래는 어떤 것일까? 바로 수확 후 후숙기를 거쳐 단맛과 새콤한 맛이 도는 그 상태의 참다래다.


생산농가에서 직접 상자 단위로 구매한 소비자들은 참다래를 앞에 두고 후숙되기를 학수고대해야 한다. 적어도 짧게는 10여 일에서 길게는 20일 이상의 후숙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고는 싶지만 당장 먹으면 신맛뿐이니 먹어봐야 참다래 본연의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마치 인간의 인내를 실험하는 듯하다.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참다래가 인내를 가르치는 선생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참다래는 기다린 보람이 충분한 과일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딱딱했던 참다래는 점점 부드러워진다. 겉만 부드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맛도 부드러워진다. 즉, 참다래는 신맛의 세계에서 빠져 나와 전혀 다른 세계를 맛보이며 달콤함과 새콤함이 어우러진 참다래 본연의 맛을 전하는 것이다.

이런 긴 숙성 기간 때문에 참다래는 맛을 즐길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다. 즉 신맛이 강한 참다래를 먹고 싶다면 말랑 말랑하기 전에 먹으면 되고, 단맛이 강한 참다래를 먹고 싶으면 완전하게 말랑 말랑한 것을 먹으면 되는 것이다. 간혹 부분적으로 말랑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과일이 상한 것이므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정해 보이는 참다래 한쌍
다정해 보이는 참다래 한쌍조태용
참다래를 빠른 시간에 후숙시키는 방법도 있다. 그것은 비닐봉투에 참다래와 함께 사과나 바나나를 넣어 두면 되는데 이것은 사과나 바나나의 에틸렌가스가 참다래를 후숙시켜 주기 때문이다.

참다래를 과피를 깍아 보면 사과나 배와 다른 얇은 과피때문에 고생을 해야 한다. 거기다 말랑말랑하기까지 하다면 갓 결혼한 새색시가 시부모 앞에서 과일 깎듯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면 참다래를 편하게 먹는 방법은 없을까? 바로 참다래 중간을 잘라낸 다음 수저를 이용에서 아이스크림처럼 떠먹으면 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키위는 대부분 헤이워드(Hayward)라는 녹색키위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금색의 키위는 뉴질랜드에서 수입한 아보트(Abbott)라는 금색키위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훼이워드가 단맛과 신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아보트는 신맛을 뺀 단맛만 남아 있는 과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단맛만 있는 아보트보다는 단맛과 신맛이 조화된 녹색키위를 좋아한다고 하며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녹색키위가 좋다고 한다. 참다래 하나에는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C가 모두 들어 있다.

이제는 어엿하게 국내 농산물이 된 참다래, 소포장보다는 농가에도 도움이 되는 직거래를 이용해서 상자 단위로 구입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다. 더구나 참다래의 경우 냉장고에 넣어두면 6개월 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하므로 못 먹어서 버리는 과일이 아니다.

자 이제 새콤달콤한 참다래의 맛의 세계로 빠져보시기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농산물 직거래 장터 자연몰에 소개되었습니다.http://mall.naturei.net/

덧붙이는 글 농산물 직거래 장터 자연몰에 소개되었습니다.http://mall.nature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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