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족암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공룡발자국유근종
중학교 시절인가. TV에서 특집으로 만화영화를 보여준 적이 있는데 제목이 <공룡아, 불을 뿜어라>였다. 지금 이런 만화영화가 있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을 아직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당시 느꼈던 감동은 대단했다. 지금 거의 20년 세월이 흘렀는데도 제목을 잊지 않고 있는 이유다. 아쉽게도 지금은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은 제목과 음악의 여운이다. 음악은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1억년 이전의 공룡들이 과연 불을 뿜었을까. 사실 만화는 공상과학만화였다. 그러니 실제로 공룡들이 불을 뿜었을 리는 만무하다.
경남 고성에서 열리는 공룡 엑스포가 100여 일(2006년 4월14일~6월4일) 남았다. 예전에 공룡발자국이 있다는 상족암(床足巖)-일명, 쌍발이라고도 한다-에 자주 다녀봤지만 '아~ 그냥 공룡발자국이구나'했다. 하지만 이번에 공룡발자국 사진을 찍으러 다니면서 새삼스레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왔다. 중생대 백악기의 흔적들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는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영화 <쥬라기 공원>으로 공룡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동물이 되었다. 하지만 얼마 전 들은 얘기로 우리나라에 공룡전문가가 몇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이런 일을 계기로 새로운 전문가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