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인삼 재배농 ‘치명타’

3~4년생 수확 앞두고 차광막 ‘폭삭’

등록 2005.12.30 09:13수정 2005.12.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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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인삼재배를 시작한 농가들이 수확을 불과 1~2년 앞두고 이번 폭설로 큰 피해를 입었다.

“인삼은 해마다 재배해 내다 파는 농사도 아니고 5~6년은 재배해야 수확하는데 그저 허탈한 웃음밖에 나오질 않습니다.”

14년째 인삼농사를 지어온 이재진씨(52·시종면 만수리·영암인삼협의회장)의 한숨섞인 한탄이다.

이번 폭설로 1억6천여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이씨의 시종 봉소리 등에 산재한 2만5천여평에 달하는 인삼재배농장은 차광막과 지주목이 모두 무너져 내려 인삼의 상품성마저 떨어져 전체적인 피해는 수배에 달할 전망이다.

이번 폭설은 5억여원의 은행빚이 있는 이씨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인삼 재배농들에겐 그야말로 사형선고와 같은 날벼락이 되고 말았다.

인삼의 경우 다른 작물과 달리 족히 5년 이상은 되어야 수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피해로 그동안 투자비를 만회할 길이 막막하기만 한 실정.

영암지역은 현재 시종·도포·학산 등지에서 인삼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 시종면에서는 20여농가가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인삼조합장을 지내기도 한 이씨는 전남지역 농업인 중에선 가장 먼저 신지식인으로 선정돼 영암에 처음으로 인삼 재배농법을 직접 전수하는데 힘써 왔다.

금산에 사는 매부의 영향으로 인삼과 인연을 맺게 된 이씨는 서울에서 17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귀농해 인삼재배를 시작했으나 이번 폭설로 빚더미에 앉게 됐다.

이씨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는 것은 계속 내리는 눈 때문에 복구작업에 나설 수도 없는 처지라는 것.

이씨는 “인삼은 눈이 녹아야 복구가 가능하고, 도랑을 밟으면 인삼에 해가 된다”며 “현재로선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이 없다. 눈이 녹는다고 해도 2만여평이 넘는 인삼밭을 모두 복구하려면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덧붙이는 글 | 허광욱기자는 <영암신문>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허광욱기자는 <영암신문>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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