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큰사진보기 ▲섬진강과 문척교 이 다리는 난간이 아주 낮다.조태용 안개 낀 겨울 아침 섬진강을 찾았습니다. 섬진강은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도 5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기 위해 찾은 곳은 전남 구례 문척교입니다. 문척교는 난간이 아주 낮은 보기 드문 다리입니다. 무슨 연유로 난간이 그리 낮은지 알 수 없지만, 난간이 성벽처럼 높아서 강과 인간의 경계를 선명하게 구분해놓은 요즘 다리들과 사뭇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큰사진보기 ▲섬진강에서 발견한 검정운동화와 소주 한 병조태용 섬진강변을 걷고 있는 저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신발 한 켤레였습니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검정색 운동화 한 켤레. 누군가 방금 벗어놓고 강물로 들어간 듯 한 신발 한 짝이었습니다. 아침 강변에 주인 없이 혼자 남은 신발 한 켤레. 가까이 다가가보니 소주병 하나가 친구처럼 남아있습니다. 이 추운 겨울 섬진강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신발 한 짝을 벗어놓은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큰사진보기 ▲구겨진 검정 운동화조태용 방금 신고 있었던 것처럼 뒷부분이 구겨져서 아직 펴지지도 않은 싸구려 검정색 운동화, 그것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가난한 서민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그 신발의 주인공은 WTO에 힘겨운 시골농부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혹은 밤새 전라선 기차를 타고 섬진강에 도착한 실직한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망연자실한 남자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겨울 섬진강으로 가족과 함께 놀러온 남자의 신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큰사진보기 ▲소주병과 섬진강조태용 검정색 남자 신발과 소주 한 병. 문득 혹시나 하는 불길한 마음에 주변 강가를 찾아봤지만 섬진강변 어디에도 그 남자의 흔적은 없었습니다. 다행입니다. 신발만 벗어놓고 강변에 앉아 소주 한 병을 마시고 떠나버린 모양입니다. 큰사진보기 ▲섬진강변조태용 어쩌면 그 남자에게는 또 다른 신발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도 항상 또 다른 희망이 있듯이 말입니다. 절망의 벼랑 끝은 희망이라고 누군가 그러더군요. 큰사진보기 ▲강물이 만든 반짝이는 얼음 보석조태용 섬진강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면서 소주를 마시던 그 남자가 아니 그 농부가 아니 그 실직한 도시민이 아니 실연한 남자가 섬진강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 강물속의 길이 아닌 사람의 길로 다시 당당히 걸어갔기를 기원해봅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섬진강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는 슬픈 영혼이 없기를 소망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 전남 구례 문척교는 구례읍 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전남 구례 문척교는 구례읍 터미널에서 걸어서 10분정도의 거리에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6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조태용 (runkorea) 내방 구독하기 지리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학부모, 교사, 아이들이 함께 노는 학교가 있습니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AD AD AD 인기기사 1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4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아침 강변에 누가 신발을 벗어 놨을까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