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과 함께한 태백 여행

등록 2005.12.31 18:21수정 2006.01.0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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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겨울, 태백으로 기차여행을 떠났습니다. ⓒ 구동관

새벽열차를 타고 태백에 갔습니다. 우리가족과 아빠 친구가족 모두 8명이 함께 갔습니다. 아빠 친구인 영진이네와는 일 년에 두 번쯤 함께 여행을 가곤합니다. 아침 7시35분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를 탔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를 탄 때문인지 여행을 가는 사람들 치곤 피곤해보였습니다. 덜컹거리는 열차 안이라서 그랬을까요? 코고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사람들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제천역에서 잠이 깼습니다. 아빠는 제천역에선 차가 오래 쉰다며, 가락국수를 먹자고 저를 깨웠습니다. 출발 시간에 쫒기며 먹는 거라 무척 빨리 먹었습니다. 하지만 그 맛은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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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으로 해가 떴습니다. ⓒ 구동관

드디어 태백역에 도착해 황지에 갔습니다. 황지는 낙동강의 발원지입니다 낙동강이 시작 되는 곳이어서 그런지 물이 무척 맑았습니다. 그곳엔 물 속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곳이 있었습니다. 낙동강 물은 사람들이 마시는 식수로도 이용될 텐데… 그런 맑은 물을 더럽히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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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유일사 쉼터까지 2.3km를 올랐습니다. ⓒ 구동관

황지구경을 마치고 우리가족은 태백산으로 향했습니다. 강원도 쪽엔 건조주의보가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래도 눈이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재작년에 태백산을 갔을 땐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산에서 내려오면서는 썰매를 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정도로 많이 쌓인 것이 아니라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눈싸움을 할 만큼은 되었습니다. 올라가며 영진이와 눈싸움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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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사 쉼터 가까이부터 주목 군락지가 시작되었습니다. ⓒ 구동관

산을 오르면서 힘이 들 때면, 눈이 가득 쌓인 곳에 등을 대고 누웠습니다. 푹신한 침대에 누운 듯 편했습니다. 올라가는 중간 중간 길 옆쪽에는 무척 깊은 눈구덩이가 있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깊은지 알아보려 발을 디디니 무릎까지 푹 빠졌습니다. 산길에는 무척 미끄러운 빙판길도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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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사 쉼터까지만 하고 되돌아왔습니다. 그곳부터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1.7km 가 남아 있었습니다. ⓒ 구동관

유일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1시간 정도 걸었더니, 무척 크고 오래된 주목나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1000m가 넘는 높은 곳인데, 그렇게 높은 곳에서 얼어 죽지 않고 씩씩하게 서있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워보였습니다. 주목나무 군락이 시작된 곳 바로 위쪽이 유일사 쉼터였습니다. 정상인 장군봉이 1.7km 남은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동생인 다솜이가 무척 힘들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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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올라가고, 내려오며 힘들때는 눈에 누워서 쉬었습니다. 푹신한 침대같았습니다. ⓒ 구동관

아빠는 한참 고민을 하다가 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무척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이 그냥 내려왔습니다. 그래도 내려오는 길은 재밌었습니다. 눈길을 빠르게 달리고, 미끄러지며 내려 왔습니다. 그런데 올라갈 때 지나갔던 미끄러운 빙판길을 만났습니다. 썰매를 탄다고 앉아서 미끄럼을 탔는데, 그만 균형을 잃어 뒤로 엎어졌습니다. 얼음에 얼굴을 부딪쳐 멍도 들고, 안경알도 빠졌습니다. 조금 더 조심했어야 한다고 금방 후회 했습니다. 뒤따라온 아빠는 그래도 많이 다친 게 아니라 다행이라며 아픈 곳을 만져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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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가는 길인 만항로입니다.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 구동관

산에서 내려와 숙소로 갔습니다. 우리가 가는 숙소는 만항로라는 길에 있었습니다. 2년 전 태백산에 들렀을 때도 그 숙소를 이용했었습니다. 숙소가 있는 곳의 길은 우리나라 포장도로 중에서 가장 높은 도로라고 아빠가 가르쳐 주셨습니다. 숙소가 있는 높이도 해발 1200m나 된다고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보니 눈이 정말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하지만, 전보다는 덜 쌓여있었습니다. 저는 고드름을 따려고 집 주의를 돌아다녔습니다. 전에는 제 키 정도 되는 고드름을 딴 적도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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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의 밤은 더욱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 구동관

산에 다녀와 허기가 진 터라 저녁식사를 빨리 하고 싶었습니다. 숙소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도 할 겸 케이크도 미리 준비해 갔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조그만 크리스마스 파티도 했습니다. 케이크는 식당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도 나눠 먹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친구들과 얘길 하면서 잠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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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아침, 밤에 눈이 내려 더욱 하얀 모습이 되었습니다. ⓒ 구동관

다음날, 전날 산행에 몸이 피곤했는지 늦게 일어났습니다. 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였습니다. 일어나자마자 옷을 껴입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영진이, 현진이와 눈싸움을 했습니다. 우리가 노는 것을 보고 숙소의 강아지 한 마리도 따라 나왔습니다. 강아지는 우리를 따라 다녔습니다. 강아지와도 친해져 함께 놀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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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눈싸움을 하고 있을때 강아지 한마리가 왔습니다. 우리를 잘 따라 함께 놀았습니다. ⓒ 구동관

숙소에서 놀다보니 어제 못 탄 눈썰매가 생각났습니다. 우리는 어제 태백산눈썰매장에서 눈썰매를 타려 했지만 문을 닫아 타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바람이 거세고, 눈도 날려서 눈썰매 타긴 힘들 거야.” 어른들이 말씀 하셔도 우리는 눈썰매를 꼭 타고 싶다고 했습니다. 결국 눈썰매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어른들 말씀 데로 눈썰매를 타는데 바람이 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불어 얼굴을 많이 따갑게 했습니다. 얼굴에 눈도 너무 많이 튀어 얼굴이 아팠습니다. 그래도 재미있었습니다.

눈썰매를 타다보니, 기차를 타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태백역 앞에서 칼국수를 먹고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탔습니다. 우리는 제천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대전까지 돌아왔습니다. 겨울 여행이라서 무척 추웠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작성한 구현석 기자는 현재 중학교 1학년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작성한 구현석 기자는 현재 중학교 1학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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