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하우스중앙
10·26을 소재로 한 한석규·백윤식 주연의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이 개봉을 앞두던 지난 2005년 초, 박지만씨의 상영 가처분 신청은 자식된 도리로 어느 정도 이해 못할 부분은 아니었다. 그러나 "영화에 삽입된 부마 민주항쟁과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 등 다큐멘터리 장면이 영화가 허구가 아닌 실제라는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있다"며 삭제를 명령한 법원의 판결에 의해 영화가 누더기 필름으로 개봉할 수밖에 없었던 사태를 보면서 불편함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제주 4·3 사태, 인혁당 사건, 6·25 기간 중의 민간인 학살, 5·18 광주 항쟁 등 최근 들어 과거사 청산과 진실 규명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부분은 '완전한 규명'을 떠나 일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요, 전 국민들이 반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으로 1979년의 바로 그 10·26 사건의 주요인물인 김재규 등을 직접 변론했던 안동일 변호사의 생생한 재판기록지라 할 수 있다. 안 변호사는 재판을 위해 모든 사실적 기록과 자료 등을 직접 작성, 확인했다. 우리 나라 현대사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사건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이제서야 남기게 되는 안타까움과 후세에도 전할 수 있다는 반가움만으로도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다(랜덤하우스중앙/1만5천원).
[역사] <우리말의 탄생>–최경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