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념이 있는 한 기회는 있습니다"

2006년에도 구직자들에게 희망을

등록 2006.01.02 12:08수정 2006.01.02 17:2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새벽에 눈을 뜨니 심장소리가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습니다. 왜 그러지, 무슨 일이지, 내 심장에, 갑자기 폭포가 생겼나, 오른손을 가만히 왼쪽 가슴에 대 보았습니다. 팔딱팔딱 살아 있는, 그것은, 분명, 새해를 맞이하는 소리였습니다. 오감을 뛰어넘어 육감까지 동원된, 저의 새 날은, 이렇게 밝았습니다.


아침 일찍 사무실의 모습이 보고 싶었습니다. 다른 이들이 출근하지 않은 사무실에 도착해 올 한해를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콧노래를 부르며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 저를 보고 남편은 그랬습니다.

십 년 동안 똑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렇게 즐겁냐고. 즐겁냐고요. 아닙니다. 심장이 요동을 칩니다. 생각만 해도, 힘이 펄펄 납니다. 그것은 즐거움을 뛰어넘어 제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힘입니다. 십 년 동안 남들의 눈에는 매번 같은 일을 한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저는 언제나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구직자들 상담을 했지만, 저에게 똑 같은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방법과 절차는 같았을지 몰라도, 매번 달라고, 매번, 제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그들의 상처, 고통, 아픔, 기쁨이 때로는 제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되고, 아픔이 되고, 기쁨이 되기도 했지만, 저는 삶 앞에서 단 한번도 주저앉거나, 물러선 적이 없습니다.

제가 당당해지지 못하면, 저를 찾아오시는 구직자들에게, 희망의 소리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 사고가 먼저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희망적이어야지, 구직자들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십 년 동안 구직상담을 하면서, 제 몸과 마음 상태에 따라 구직자들의 마음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제 입에서 불평이 새 나오고, 제 입에서 희망의 소리가 죽어 있으면, 그것은 그대로 구직자들에게 전이가 되곤 합니다.

제가 먼저, 희망을 가져야 했고, 제가 먼저 긍정적이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고자, 가급적이면 회식자리도 사적인 모임도 피했습니다. 피그말리온 효과를 구직상담을 하면서 체험을 했기에, 구직자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고, 칭찬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먼저,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고 있어야 했습니다. 제가 먼저 프로가 되어야지 구직자들 또한 프로구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십 년 동안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 그렇게 즐거울 수 있냐고요.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제 심장은 펄펄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일을 할 수 있다는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충분한 힘이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고용안정센터를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 가슴 속에 희망의 등불을 켜 드리고 싶습니다.

기회의 여신은 뒷머리만 대머리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기회가 왔을 때 보지 못하고 지나가고 나면 손을 뻗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저희 센터를 찾아오시는 구직자들에게는 기회의 여신이 찾아오면 반갑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습니다.


취업이라는 기회의 여신이 찾아오면 두 손 마주 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운도 준비 되지 않은 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는 말처럼, 저희에게 찾아오시는 구직자들에게 취업이라는 것이 그림의 떡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습니다. 신념이 있는 한 기회는 있습니다.

2005년 10월 24일 제가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게 된 날입니다. 구직자들과 함께 한 감동을 나누고자 시작한 일에 대한 파급효과는 제 생각을 뛰어 넘었습니다. 멀리는 뉴욕, 호주에서도 메일을 주셨고, 가까이서는 제 동료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구직자들과 상담을 하면서 감동적인 사연이 있으면 저에게 이야기를 해 주신 동료,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구직자의 엄마가 되어 주신 동료, 제 기사를 제일 먼저 읽어주신 동료, 친구 그리고 제 기사와 호흡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006년에도 여전히 제 가슴은 뜁니다. 취업 때문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뒤척이시는 분들, 일 손을 구하지 못해 힘들어 하시는 사업주에게도 저희 고용안정센터가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성취만사(성공적인 취업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는 2006년에도 계속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뜨거운 심장과 열린 마음으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자기들 돈이라면 매년 수억 원 강물에 처박았을까"
  4. 4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X은 저거가 싸고 거제 보고 치우라?" 쓰레기 천지 앞 주민들 울분
  5. 5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지금도 소름... 설악산에 밤새 머문 그가 목격한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