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부터 봄을 기다리는 교정의 민들레장옥순
12월 31일 방학하던 날, "우리 1, 2학년에게 선생님이 참 미안했어요. 선생님은 오랜 동안 언니들만 가르쳐서 1. 2학년 친구들에게 잘 해 주는 방법을 몰라서 여러분을 재미없게 가르친 것 같아요"했더니,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던 의젓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아니에요, 선생님. 저는 선생님 때문에 많이 웃었는데요?"하던 서효. "저도 참 즐겁게 공부했어요"하던 진우. 한 쪽에서 혼자 '나도 좋았는데'하고 중얼거리는 찬우, 말 대신 내 품에 안기며 행복했었다는 2학년 나라, 송아지 눈처럼 큰 눈을 하고 내 눈을 빤히 바라보며 눈웃음 짓던 은혜는 아무 말 않고 웃더니, "은혜는 어땠니?"하고 물으니 수줍은 얼굴로, 말했습니다.
"저도 참 좋았어요."
"그래, 선생님은 우리 은혜가 받아쓰기를 아주 잘 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단다. 방학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말고 선생님이 내준 받아쓰기를 꼭 할 수 있겠지?"
겨울방학을 하는 게 재미없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내몰듯 집으로 보내고 부랴부랴 본교로 내려가던 방학식날. 우리 아이들에게 탁구를 가르쳐주겠다고 약속하고서 지키지 못한 게 미안합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호기심은 형들의 그것보다 훨씬 강한 아이들이었는데, 번번히 이런저런 일들로 미루고 교과 공부에만 치중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