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조선닷컴>은 '유시민 의원 입각 유보'에 대해 '사실상 왕따 유시민...이런 반발 전례 없다'고 머릿기사로 보도했다<조선닷컴> 화면 캡쳐
유시민 열린우리당 의원의 '입각 보류'가 정가의 최대 이슈로 부각한 가운데 유 의원이 이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의원 측은 "우리가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옳지 않다"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유 의원은 3일 현재 모든 일정을 미루고 경기도 모처에서 칩거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도 마침내 왕따'라고 쓸걸?"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이 자신의 입각과 관련, 언론이 보일 반응에 대해 예측한 바가 실제로 현실화하고 있어 흥미를 끌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달 25일 온라인 후원회인 '인터넷진지' 송년회 밤에 참석해 자신의 입각과 관련 다음처럼 말했다.
"요즘 신문들을 보면 제가 입각한다고 여러가지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기자들이 말하기를 제가 입각 못하면 기사를 쓰고 입각하면 기사를 안쓴다고 합디다. 그리고 입각이 안되면 이런 기사를 쓴다고 해요. '유시민 왜 못됐나' 부제로 '청와대에서도 마침내 왕따'(모두 웃음)."
유 의원은 이어 "자기들이 실컷 (입각을) 기정사실처럼 보도해놓고 이제 와서 제가 문제 있어서 입각이 안되는 것으로 쓴다고 한다"며 '왕따'의 처지를 예감하는 듯했다. 실제로 이날 일간지들은 1면 머릿기사를 개각 관련으로 보도하며 제목을 '유시민 입각 유보'로 잡았다.
<조선일보> '유시민 장관 밀어붙이기'
<중앙일보> '유시민 입각은 일단 유보'
<서울신문> '복지 유시민 당청 재조율'
<한국일보> '유시민 복지 재조율'
<한겨레>와 <경향신문> 등은 1면 하단 기사로 개각 관련 보도를 하면서도 "새 얼굴 없는 측근 기사", "과기 부총리 김우식·통일 이종석" 등으로 '유시민'을 부각하지는 않았다.
반면 <조선>은 '유시민 장관 밀어붙이기... 청와대 "유 의원은 한 계층의 대변자, 문제없어"'라는 식으로 노 대통령의 '오기' 인사임을 강조했다. 조선닷컴은 또 머릿기사로 '사실상 왕따 유시민... 이런 반발 전례 없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유 의원의 예언을 적중케 했다.
이에 앞서 2일 오후 <문화일보>가 1면 머릿기사('유시민 의원 입각 전격 보류') 제목을 본 한 원내대표실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입각이 안된 게 일면 톱기사냐"고 혀를 찼다.
이같은 '이례적인 현상'에 대해 참여정치연대 소속의 한 초선의원은 "유시민 의원의 입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낸 의원들도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지 조직적으로 기획된 것은 아닌데 왜 이렇게 급속도로 확산되는지 모르겠다"며 "인사권자도 당에 예의를 갖추기 위해 한 타임 늦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의 측근으로 정동영 장관이 있을 때와 유시민 장관이 있을 경우에 당쪽의 불안감, 부담감은 다를 것"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차기주자들이 5% 안팎의 지지율을 가진 상황에서 판을 키울 생각을 해야지"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노무현-이해찬-유시민으로 이어지는 여권 개혁세력에 대한 보수언론의 공격, 여기에 '당 정치' 강화 입장인 차기주자들의 복귀가 맞물리면서 반(反)유시민 흐름이 당 안팎에서 일정한 흐름이 형성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친노 그룹에서도 '유시민 입각'에 대해선 호의적이지 않다. 개인의 자질을 떠나 지방선거를 앞둔 '시기'의 문제를 꼽았다. "여권이 내세운 모토 중의 하나가 '양극화 해소'인데 이를 관철해야 할 주무부처의 장이 언론과 야당의 집중 포화를 맞는다면 과연 정부정책이 추진력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것.
"장관 돼도 좋고 안 돼도 좋다"
한편 유 의원은 지난달 '인터넷진지' 송년회에서만 해도 "51 대 49는 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입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유 의원은 당시 "제가 지금 가게 되면 당의 공백이 생겨서 당이 거꾸로 간다고 걱정하면서 가지 말라는 당원도 있다"며 "남는 것은 제 마음인데 가는 것은 제 마음대로 못하는구나, 어떻게 할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래도 대통령이 여기 와서 이런 일을 해라 하시면 해야되는 것 아닌가"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닌 다른 부처 입각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금년 연말에 발령이 나면 보복부로 나는 게 아닌가, 아니면 입각을 안 하든가, 다른 부로 입각할 가능성이 없지 않겠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지 않았다. 전화가 와야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아직 전화가 올 조짐이 없다(웃음). 저의 늘 자세는 그렇다.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것도 좋고 경우에 따라 청와대에 와도 일해라 해도 좋고 내각에 와서 일 해라 해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늘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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