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팀, 직접 난자 매매 시도했다

< PD수첩 > 3일 밤 공개... 여성연구원 "내 난자를 내가 복제하고"

등록 2006.01.04 01:13수정 2006.01.04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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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난자채취과정 의혹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 PD수첩 >은 3일 방송에서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할 수 없었던 구체적 정황이 담긴 이메일과 황 교수가 직접 돈을 제시하며 난자제공자를 모집하려 했다는 증언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여성 연구원의 난자제공 과정에 황 교수로부터 압박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 했던 박을순 연구원은 2003년 3월 10일, 동료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결국 난자를 제공할 수밖에 없었던 심경을 다음과 같이 털어놓았다.

"논문에서 이름 뺄 수도 있다고 그러니까 불안감에.."

MBC 화면
"이 방법은 아니었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못했던 것, 선생님께 대적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후회해요. (유학) 다녀와서 더 열심히 공부할래요…. 처음에 시작은 제가했지만 무서워요. 전신마취 self cloning.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자신의 난자를 자신이 복제하고 지독하게 독해요-내 자신이)"

이에 대해 당시 동료 연구원은 "(박 연구원은) 미국에 유학 가서 좋은 조건으로 일하는 게 꿈인데, 황 교수님이 잘 하면 논문에서 이름도 뺄 수도 있겠다고 그러니까 그 불안감에 난자제공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 결과, 황 교수가 연구팀 소속의 모든 여성 연구원들에게 난자기증 동의서를 돌렸다는 정황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일부 여성 연구원들이 난자채취의 실체를 모르고 기증 의사를 밝혔고, 박 연구원도 그 중 한 명인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미혼인 박 연구원의 부작용을 우려해 말렸고, 박 연구원이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그러자 황 교수가 막 화를 내면서 '왜 안 하느냐'는 식으로 얘기했고, 박 연구원의 마음은 다시 흔들렸다.

특히 연구 논문에서 이름이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황 교수의 암시는 박 연구원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결국 박 연구원은 2003년 3월 10일 미즈메디병원에서 난자채취 시술을 받았다.


당시 동료 연구원은 "오전에 난자를 제공한 (박 연구원이) 오후에 자기 난자를 들고 와서 핵치환 실험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시술로) 아프니까 배를 움켜쥐면서 실험을 하고는 '아파서 병원 가야겠다'면서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을순씨는 미국 피츠버그에서 만난 < PD수첩 >팀에게 "황 교수와 우선 얘기하라, 거기서 얘기한 뒤 말할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황 교수 "여성 연구원 난자기증 말렸다"?

난자를 제공한 여성 연구원은 박을순 연구원을 포함, 현재까지 두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른 한 명은 황 교수팀 소속이었다가 인천소재 모 의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임용된 구모씨.

구씨는 임용 직후인 2003년 3월 15일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했다. 구씨는 박사 과정에 입학한 지 한 학기만에, 단 1편의 논문 실적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수로 임용돼 구설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사실에도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제공에 반대했으며 매매된 난자를 사용한 사실도 사전에 몰랐다고 계속 주장해왔다.

황 교수는 < PD수첩 > 1탄을 통해 난자제공 의혹이 제기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연구원 난자제공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에 직접 참여 중이었던 여성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결혼도 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말렸다"고 밝혔다.

MBC 화면
더불어 이 자리에서 연구원의 난자기증 문제를 묻자 황 교수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도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는 "그 뜻만은 가슴이 아렸다"며 "숭고하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충분한 소양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황 교수팀은 <사이언스> 1차 논문을 위해 423개, 2차 논문을 위해 1000개의 난자를 각각 제공받아 모두 1600여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메디병원이 1400여개, 한나병원이 200여개 등을 공급했다. 이는 모두 427개의 난자를 사용했다는 황 교수팀 보고 수치의 4배에 달한다.

"황 교수측이 불임 시술비 지원할테니 난자 달라"

또 황 교수는 연구에 사용된 난자 대부분이 매매된 난자인데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는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은 20005년 10월 모 방송국 시사프로그램이 취재과정에서 전화해와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황 교수팀에 난자를 제공했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는 연구 초기에 매매된 난자가 연구에 사용된 사실을 알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11월 21일 기자회견에서는 난자매매를 자신이 주도했고 황 교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마지막까지도 줄기세포가 8개는 있다고 봤는데,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기술보유국으로 국익이 손상되는 걸 원치 않아 책임질 사람으로서 그렇게 얘기했던 것"이라고 당시 발언의 이유를 설명했다.

MBC 화면
또 황 교수가 직접 돈을 제시하며 10명의 난자제공자를 모집하려 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한나산부인과에서 불임치료를 받았던 윤씨 부부가 그런 사례이다.

남편 윤씨는 "병원 측에서 난자제공자 10명이 필요하다"면서 시술과정에서 난자를 일부 추출해가는 조건으로 비용을 절감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 즉 불임시술비로 100만원만 내면 나머지는 황 교수팀에서 지원해주고, 대신 난자를 추출해가겠다는 제안이었다.

이에 대해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은 처음엔 시점이 다르다고 답하더니 나중엔 "관련기관에 자료를 제출했다"면서 난자채취 사실 자체를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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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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