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용추폭포가 만든 세상은 투명한 얼음으로 만든 동화의 세계였습니다.서종규
폭포는 겨울에 얼음 구슬을 만듭니다. 수많은 얼음 구슬들이 몽글몽글 얼어 있습니다. 때로는 귀엽기도 하고, 때로는 매끌매끌, 조약돌처럼 손에 쥐어 보기도 하고, 구슬 한 개 쥐어뜯어 입안에 넣어 보기도 합니다. 물이 떨어진 자국마다 수많은 구슬들이 이루어 놓은 보석 알갱이들이 물그림자에 어른거리면서 투명한 동화의 세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폭포는 겨울에 거대한 고드름을 만듭니다. 고드름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한아름 되새기게 합니다. 처마 밑 고드름을 따기 위하여 작대기까지 들고 휘두르다보면 어느새 등에 차가운 고드름이 떨어져 있어서 화들짝 놀라 나자빠지던 추억, 가장 긴 고드름을 따 들고 칼싸움에 열중이다가 퍼렇게 차가워진 손을 사타구니에 넣고 비비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