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두부 샐러드예요.이효연
'밭에서 나는 고기'라 불릴 정도로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인 콩!
바로 이 콩으로 만든 두부 역시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데다가 가격까지 저렴해서 시장에 갈 때면 빼 놓지 않고 사 오는 단골 식재료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하도 먹을거리를 가지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다보니 두부를 살 때마다 조금씩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식구가 거의 매일같이 먹는 두부 정도는 내 손으로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생각에 한국에 돌아가면 '두부 제조기'는 꼭 살 거라고 마음으로 벼르고 있지요. 쇼핑의 천국이라는 홍콩에서도 '청국장 제조기'라든지 '두부 제조기'같은 것은 구경할 수가 없더군요.
그런데 두부가 저희 집 식탁의 단골 메뉴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히 지금껏 제가 만들어 온 두부 요리는 좀 뻔한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 숭덩 숭덩 잘라 넣거나, 두부 부침이나 조림을 하거나, 동그랑땡이나 만두 속을 만들 때 으깨 넣는 정도가 대부분이고, 어쩌다 별미로 두부김치를 만들거나 마파두부나 두부 탕수를 만드는 것 외에는 별다른 요리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 친하게 지내는 일본 주부로부터 새로운 두부 요리법을 하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생두부를 으깬 것에 다진 야채나 날치알 같은 것을 넣어 약간의 양념을 해 먹는, 일종의 두부 샐러드였어요. 처음에는 '이게 무슨 맛일까?'싶어서 젓가락을 대지 않았는데 한 입 두 입 먹다보니 그 고소하고 개운한 맛에 반해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두부요리의 가장 큰 매력은 상당히 만들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흔히 얘기하는 5분 요리도 아닌 '3분이면 끝내주는 요리'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양념재료도 진간장, 참기름, 마요네즈가 전부구요.
두부에 곁들이는 부재료도 냉장고를 뒤져서, 그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골라 넣으면 되니 경제적이기도 하지요. 저는 보통 날치알 한 팩(10불,약 1300원)을 사서 같이 곁들이곤 하지만, 그 대신 잘게 썬 실파나 참깨를 대신 넣어도 맛이 괜찮구요. 물기를 쪽 빼고 속을 파낸 다진 오이 혹은 매운 맛을 빼고 다진 양파도 두부와 맛이 아주 잘 어울립니다. 좀 더 신경을 쓴다면 껍질을 빼고 알만 발라 놓은 명란젓을 넣어도 훌륭한 손님상 재료가 되겠지요.
무엇보다 이 두부 샐러드는 여름철에 괜찮습니다. 두부조림이나 지짐을 하려면 뜨거운 불 옆에서 계속 서 있어야 하는데 이 두부 샐러드는 그저 으깨고 비벼주면 그만이니 얼마나 간편한지 모릅니다.
맥주와도 잘 어울려서 젓가락으로 폭 찔러서 한 입씩 먹으면 고소한 맛이 그만인데다가 아이들은 여기에 밥을 비벼주어도 아주 잘 먹습니다. 찌개나 국에 들어간 두부는 간혹 골라내는 저희 딸도 언제 그랬냐는 듯 숟가락으로 폭폭 떠먹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했던지요.
자! 두부 한 모가 있다면 반 모는 찌개에 송당송당 잘라 넣어 두부찌개를 끓이고 나머지 반 모는 열심히 으깨서 두부 샐러드를 만들어봅시다. 금세 식탁이 푸짐해질 겁니다.
재료
두부 반 모
마요네즈 1큰술
진간장 1~2작은술
날치알 약간
(혹은 참깨, 얇게 다진 오이나 다진 양파 등 물기를 쪽 뺀 야채라면 어느 것이라도 좋아요)
1.커다란 볼에 두부를 넣어 잘 으깨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