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 반찬에서 웰빙을 느낀다

해탈배추로 만든 김장김치, 반야무로 만든 무말랭이

등록 2006.01.09 14:34수정 2007.06.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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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깊은 산사에서 맑은 햇살과 깨끗한 공기 받으며 무말랭이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깊은 산사에서 맑은 햇살과 깨끗한 공기 받으며 무말랭이가 말라가고 있습니다. ⓒ 임윤수

요즘 어떤 반찬으로 맛난 식사를 하고 계십니까? 개개인의 입맛이 분명히 다를진대 불쑥 어떤 반찬으로 맛난 식사를 하고 있느냐는 우문(愚問)을 하였습니다. 수염이 석자라도 먹어야 살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였듯 인간의 생활과 삶에 있어서 어떤 명분과 이유로든 먹는 것이 소홀히 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이야 말로 건강의 주춧돌이라는 생각입니다. 소량씩 들어 있는 원소며 양분일지라도 매일 먹어야 하는 게 반찬이니 그것이 가지고 있는 양분과 원소들이야 말로 가랑비 옷에 스며들 듯 하루하루 체내에 누적되며 이렇게 저렇게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게 분명 할 테니 말입니다. 단적인 예로 고혈압 환자에게 조금은 짠 듯하게 먹는 반찬들이 좋지 않다는 처방도 결론적으로는 반찬에 간을 맞추기 위해 넣는 염분(NaCl)이 혈중 나트륨함량을 높게 하기 때문이니 말입니다.

옛날의 왕실에서 열리던 연회에서도 음식을 마련하고 치러내는데 많은 비중을 할애했고, 한 가정의 일상에서도 세 끼의 식사를 해결하는데 드는 물질적 정신적 몫이 적지가 않습니다. 한 가정의 경제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이용되기도 하는 엥겔계수가 지출총액대비 식료품구입에 투자되는 비용이란 것만 보아도 먹는다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공통 사항이 분명합니다.

a 밭에서 쑥쑥 뽑아 올린 무에는 흙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밭에서 쑥쑥 뽑아 올린 무에는 흙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 임윤수

어차피 먹어야 살 수 있는 게 인간이지만 어느 정도 배고픔의 단계를 벗어나면 이왕 먹을 것 좀 더 좋은 것이나 좀 더 맛난 것을 찾는 게 인지상정이기에 식문화야 말로 끊임없이 변모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즘이야 워낙 음식산업이 발달해 웬만한 것들은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가까운 식료품 매장에서 구해다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삶이 좀더 풍족해지고 여유가 생기며 웰빙의 삶을 추구하니 먹고자 하는 음식들은 복고풍으로 회귀하는 경향입니다.

일상용어로 받아들이기엔 생소하기만 했던 웰빙(wellbeing)이라는 말도 이제는 익숙한 외래어쯤으로 정착된 듯합니다. 웰빙이라는 영어를 우리 말로 대신하기 위해 '참살이' 등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등장하는 하는 듯하더니 세태 탓인지 그냥 웰빙으로 고착된 듯한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a 손이라도 담그면 속내까지 시원하게 할 맑은 계곡물에 무들을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손이라도 담그면 속내까지 시원하게 할 맑은 계곡물에 무들을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 임윤수

음식 하나만을 가지고 웰빙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렇듯 먹는 것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으니 좋은 반찬 한두 가지를 먹는 것만으로도 웰빙이라 해도 전혀 억지의 소리는 아닌 듯합니다. 빠듯한 일상, 넉넉하지 않은 경제적 여건에서 자칫 참살이 '웰빙'은 부잣집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듯 무말랭이나 김치 한 조각을 반찬으로 먹으면서도 부잣집에서 누리지 못하는 작고도 큰 참살이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건이 되어 재배하고 거두는 과정을 손수 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도회지 생활에서 그러한 환경은 녹록한 현실이 아니거나 어쩜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 과정을 지속적으로 지켜보면서 정말 믿을 수 있는, 이쯤이면 참살이를 위한 웰빙 먹거리로 충분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보탑사 경내에서 재배된 해탈 배추

'뎅그렁~' 풍경(風磬)에 매달린 구리붕어가 공허하게 외줄그네를 타며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구리붕어는 산사의 처마 끝에 매달렸어도 유영을 즐기던 물에 대한 그리움이 남은 듯 풍경소리에 오묘한 선율에 담아 가는 세월을 하염없이 소리합니다. 계절이 바뀌어 귓불이 얼얼해질 정도로 차갑기만 한 겨울바람을 맞아서는 반가움과 어울림의 손뼉이라도 치듯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빠른 곡조로 '뎅그렁~ 뎅그렁~' 노래합니다.

a 나박나박, 씻어진 무를 도톰하고 길쭉하게 썰었습니다.

나박나박, 씻어진 무를 도톰하고 길쭉하게 썰었습니다. ⓒ 임윤수

가지런한 돌계단을 올라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는 범종각과 법고각 사이로 올라서니 볏짚으로 질끈 몸매 단장하고 있는 마당의 포기배추들이 경내의 보탑을 향해 다소곳이 앉아 있습니다. 많이 보았던 모습이 연상됩니다. 무릎을 꿇어앉고, 손길이 나 반질반질 닳기조차 한 108염주를 두 손에 받쳐 들고 합장한 채 머리 숙여 기도하느라 몸뚱이만 보이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연상됩니다.

한때 유충 알이 발견되는 등 국내외에서 생산되는 김치들이 식탁 파동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을 때 절집 마당의 배추들은 속세의 장삿속과 속고 속이는 어리석은 삼독을 측은해 하기라도 하듯 자라나는 과정을 중생들에게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산사의 하루가 시작됨을 알리는 도량석 목탁소리에 그 배추들은 햇빛 맞을 준비를 하고, 아침예불소리를 들으며 지나간 시간 뒤집어 쓴 흙먼지, 풀쩍거리며 절간을 드나들던 사람들이 일으킨 흙먼지들을 씻어내느라 밤새 송알송알 모은 이슬방울로 몸단장을 하였을 겁니다. 아침공양을 마친 요사채에서 스님들이 차 한 잔을 우려내니 국화차향이 속삭임처럼 온 도량에 풍문처럼 퍼져나갑니다. 이때쯤에서야 아침 햇살이 동산으로 떠오르니 배추들은 그때서야 늦은 햇살아침을 먹게 될 겁니다.

a 썰어진 무를 자갈이 깔린 법당주변 양지바른 곳에 널어 말립니다.

썰어진 무를 자갈이 깔린 법당주변 양지바른 곳에 널어 말립니다. ⓒ 임윤수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고 보잘 것 없던 씨앗들이 뿌려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노란 떡잎을 달고 새싹 배추가 돋았습니다. 물주고 손길주니 옹알이라도 하듯 무럭무럭 자라 애기배추가 되더니 얼마 가지 않아 통치마라도 입은 듯 배춧잎 쭉쭉 벌어지는 처녀배추가 되었습니다. 지푸라기를 들고 온 노스님이 제멋대로 푸른 잎 빳빳하게 펼쳐가며 자라는 배추들을 계라도 내리는 듯 질끈질끈 허리춤 묶어주니 이렇듯 다소곳한 포기배추가 되었습니다.

비록 배추라고 하는 식물이지만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도량석부터 저녁예불까지 무념무상에 미동도 않은 채 구부정하게 등 굽힌 채 염불소리 듣고 기도소리 들었으니 해탈이라도 하였을 듯하니 한 포기 한 포기의 배추를 보며 그 이름 하여 해탈배추라 부르고 싶습니다.

속세에 무한한 것이 없듯 흐르는 시간과 함께 배추들은 몸집 웅크리며 봉긋한 포기를 이루고 풋풋함의 번뇌를 벗어 노란 고갱이가 되어 달착지근하고도 고소한 맛을 내는 반야의 지혜를 얻었습니다. 그렇게 불철주야로 염불소리 듣고 기도소리 듣던 해탈배추들도 늦가을, 무서리가 나리기 직전이 돼서야 열반의 고요함에 들어 김장김치로 육도의 길을 걸으며 스님들의 섭생물이 되었습니다.

a 물이 주르르 흐를 만큼 물탕이었던 무였지만 사나흘 햇살을 받고 바람에 쏘이니 이렇듯 꾸둑꾸둑 말랐습니다.

물이 주르르 흐를 만큼 물탕이었던 무였지만 사나흘 햇살을 받고 바람에 쏘이니 이렇듯 꾸둑꾸둑 말랐습니다. ⓒ 임윤수

식물이었던 배추가 섭생물이 돼 스님의 일상을 지탱하게 하는 양분이 되고 피가 되어 염불이나 설법을 실어 나르는 목소리가 되었습니다. 해탈배추는 비록 음식물로 스님의 몸에 섭생 되었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스님의 설법을 통해 중생들에겐 귀로 취하는 음성의 섭생물이 된 것입니다. 그러니 절집마당에서 자라나는 배추의 생육 과정이야 말로 환생의 길이며 성불의 길인 듯합니다.

배추가 거둬지고 사리 같이 널려진 반야 무말랭이

뽑혀진 배추는 다음어지고 소금에 절여지는 고행 끝에 김장김치로 성불도의 길을 걸었을 때 보탑 주변에는 뽀얗게 말라가는 하얀 사리들이 널리기 시작했습니다. 200여포기가 넘던 많은 해탈배추가 김장김치로 열반에 들며 남긴 사리들인 줄 알았습니다.

길쭉하고도 도톰하게 나박나박 썰어진 가을무들이 강변의 조약돌처럼 멍석 위에서 산사의 햇살 받으며 꾸들꾸들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보련산에 있는 주변 밭에서 뽑혀진 싱싱한 무에는 아직 밭 흙이 덕지덕지 묻어 있습니다. 손이라도 담그면 속내까지 시원하게 해줄 만큼 계곡에서 흘러내려 맑고 깨끗한 물에 무에 묻은 흙들을 깔끔하게 닦아냅니다. 많은 손빨래를 빨아야 했던 종갓집 아낙들이 그랬듯 스님과 공양주 보살이 흐르는 도랑물에 편안하게 자리 잡고 앉아 무들을 손질합니다.

a 물기가 어느 정도 마르면 지푸라기로 만든 멍석에서 일주일쯤 잘 말리면 무는 이렇게 꼬들꼬들하게 됩니다.

물기가 어느 정도 마르면 지푸라기로 만든 멍석에서 일주일쯤 잘 말리면 무는 이렇게 꼬들꼬들하게 됩니다. ⓒ 임윤수

마음에 일던 속내의 번뇌조차 단호히 씻어내듯 덕지덕지했던 흙이나 티끌 한점 남지 앉도록 깔끔하게 손질을 합니다. 손질한 무는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요사채로 옮겨 물기를 말립니다. 그렇게 준비된 무는 주지 스님을 비롯한 공양주보살들에 의해 길쭉하고도 도톰하게 나박나박 썰어집니다.

무말랭이 맛나게 만드는 법
무말랭이 이렇게 하면 맛있습니다

1. 햇살가득 받아 잘 말려진 무말랭이를 깨끗이 씻어 소쿠리에 밭쳐 물을 말린다.
2. 간장과 물엿을 달일 때 말린 표고버섯을 함께 넣어 달인다.
불려놓은 표고버섯을 믹서에 달아 놓는다.
3. 생강도 적당량을 믹서에 갈아 놓는다.
4. 곱게 갈아진 생강과 표고버섯을 고춧가루와 함께 달여 놓은 간장에 섞은 다음 무말랭이를 넣고 잘 버무린다.
5. 취향에 따라 통깨, 마늘등의 양념을 함께 넣어 버무린다. / 보탑사
'따각따각 또각또각' 무를 자르는 식칼들이 도마에 부딪히며 목탁소리를 흉내냅니다. 산사의 밤이 이슥하도록 썰어진 무들은 다음날부터 아침햇살 받으며 바람이 들려주는 산사 이야기를 들으며 굽어지고 뒤틀리며 자신을 낮추는 고행의 말림이 시작됩니다.

산사의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가슴 벅찬 영험담도 들어 있고,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습니다. 전설이나 설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신비한 이야기, 순정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슬픈 이야기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람의 꾸지람이 멈추지 않고 따가운 햇살이 눈 떼지 않으니 대엿새쯤 지나면 무는 반쯤은 말라 꾸둑꾸둑하게 됩니다. 허영심으로 몸집 불리느라 잔뜩 머금고 있던 물기를 버리니 무는 그 몸집이 오분의 일 이하로 줄어들며 무말랭이로 환생합니다.

무들을 씻고 썰어서 널어놓는다고 이렇듯 몸집 줄이며 저절로 무말랭이가 되는 건 아닙니다. 무라는 게 원체 수분이 많다보니 얼마 동안 이상 통풍이 안 되기라도 하면 망상의 곰팡이가 시커멓게 피어오르니 수시로 뒤저어주고 바람길 터주며 햇살 따라 옮겨 주어야만 합니다.

울컥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피난 짐을 싸듯 멍석 채 둘둘 말아 처마 밑으로라도 피해야 합니다. 미처 소나기를 피하지 못하거나 굼뜨게 움직이다 비라도 맞으면 젖은 무 조각 하나하나를 마른 수건으로 닦아 물기를 제거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하룻밤이라도 그냥 방치해 놓으면 검은 곰팡이가 새까맣게 피거나 썩기 시작하니 그동안의 수고와 공이 공염불이 되기 일쑤입니다.

a 손가락만큼이나 굵직하였던 무들이 물 버리며 몸집 줄이니 이렇게 줄었습니다.

손가락만큼이나 굵직하였던 무들이 물 버리며 몸집 줄이니 이렇게 줄었습니다. ⓒ 임윤수

기도 아닌 기도, 수행 아닌 수행자세로 무즙 물씬한 가을무를 일주일쯤 햇볕에 드러내고 바람에 쐬어가며 저어주고 말려주면 달착지근하고도 그 씹히는 맛이 꼬들꼬들한 무말랭이가 되는 겁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을 짓기 위한 종자돈이 될 무말랭이

사학문제가 현재진행형으로 시끄럽고 불사문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었습니다. 보탑사 주지 능현스님은 장기적 과제로 인재불사를 계획하고 계신 듯합니다.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일부의 거창한 사학처럼 정부와 맞설 만큼 몸뚱이 불리는 그런 사학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지만, 주변의 어린이들이 산사의 맑은 햇살과 깨끗한 바람만큼이나 밝고 맑은 심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치원 교육 정도에 인재 불사를 마음에 두고 계신 듯합니다.

스님은 밝고 맑은 심성을 목표로 하는 유치원을 세우고 싶어 그 종자돈을 마련하려 이렇게 산사의 햇살과 바람에 의지해 무말랭이를 만든다고 하였습니다. 모여질 종자돈이 유치원의 주춧돌이 되고 기본정신이 될 터니 무 하나를 씻는 것도 사람의 손으로 직접 씻고, 무말랭이 하나라도 사람의 손으로 직접 썰며 거짓 없는 마음으로 산사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햇살에서 정성껏 말리고 있었습니다.

a 이렇게 말려진 무말랭이를 양념 넣어 조물조물 주무르면 맛난 반찬이 됩니다.

이렇게 말려진 무말랭이를 양념 넣어 조물조물 주무르면 맛난 반찬이 됩니다. ⓒ 임윤수

서너 명의 절식구들이 씻고 썰며 말려야 하니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무말랭이는 기껏 십 수에서 수십 봉으로 그 량이 아주 적습니다. 그러나 서두르지 않고 수행생활을 하듯 꾸준히 이어간다면 기둥도 세워지고 상량식도 올린 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날도 반드시 다가오리란 커다란 꿈에 바쁘기는 하지만 스님의 발걸음엔 여유가 있고 가볍게만 보였습니다.

속담에 '가을무우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 한철 요긴한 먹거리가 되고 누가 뭐래도 민족음식인 김장김치가 이런저런 풍문에 시달리더니 가을무가 심통이라도 부리는 듯 유난히 추운 겨울입니다.

겨울 보리밭은 밟을수록 좋다는 속담도 있듯이 이럴 때일수록 먹을 것을 가지고 작은 이기를 취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양심불량은 다시는 고개 들지 못하도록, 들뜬 보리처럼 정작 봄이 오면 죽을지도 모를 만큼 들떠 있는 사학뿌리는 그 건학이념에 충실하도록 꼭꼭 밟아주는 그런 계기도 필요합니다.

a 가을까지는 돌계단을 올라서면 제일먼저 싱싱한 배추가 보였습니다.

가을까지는 돌계단을 올라서면 제일먼저 싱싱한 배추가 보였습니다. ⓒ 임윤수

웰빙이 뭐 대단한 겁니까. 넉넉한 마음으로 휘적휘적 산사 찾아 마음 한 번 낮춰보면 그 시간이 웰빙입니다. 보탑사에 들려 무말랭이 한 봉 덜렁 사들고 와 밥상에 오른 무말랭이를 씹으니 거기에서 웰빙맛이 우러납니다.

산사에서만 누릴 수 있는 맑은 햇살 듬뿍 받으며 청량한 바람에 꼬독꼬독 말려진 무말랭이에 속세의 손맛을 더하니 입맛조차 멋쟁이에 부자가 됩니다. 아예 양념이 된 병 속 무말랭이는 절집에 배어 있는 깊고도 정갈한 손맛까지 느낄 수 있으니 이 어찌 참살이를 위한 웰빙반찬에 모자람이 있겠습니까?

덧붙이는 글 | 진천 보탑사엘 가면 무말랭이와 청국장 그리고 생오미자 원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진천 보탑사엘 가면 무말랭이와 청국장 그리고 생오미자 원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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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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