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천 인조구장에서 신나게 뛰어 놀다가 찍은 여름이유호철
내가 그동안 쓴 기사를 읽어보신 분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남편은 장사를 한다. 그래서 새벽 서너 시가 되어야 집에 들어온다. 더구나 토요일은 늦게까지 손님이 많아서 다른 날보다 더 늦고, 일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남편은 아침 8시 전에 일어난다. 그리고 주섬주섬 운동복을 챙겨 입고, 축구를 하러 나간다. 물론, 여름이와 나도 함께 말이다.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여유롭지 못한 우리에게 일요일은 아주 소중한 시간이다. 나는 속으로 남편이 축구를 하러 가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하느라 바쁜 남편이 피곤을 무릅쓰고 하고 싶어 하는 운동인데 못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해주자니 고작 일주일에 한번뿐인 가족만의 시간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그러던 차에 남편이 먼저 좋은 생각을 했다.
"다음주부터 축구하러 가는 거야?"
"엉."
"꼭 가야 해?"
"가기로 했는데 가야지~"
"축구가 그렇게 좋아?"
"꼭 축구가 좋아서 그런가?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고…."
"그럼 우리 가족은 언제 같이 있어~"
"너도 여름이랑 같이 가면 되잖아."
"에이, 가면 뭐해. 심심하게…."
"다 너 아는 사람들이야. 여름이도 좋아할 텐데, 뭘."
"하긴… 그럼 가볼까?"
이렇게 해서 남편이 조기축구회를 처음 시작하는 날부터 지금까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함께 나가게 된 것이다. 귀찮다고 생각하면 갈 수 없겠지만, 남편이 축구를 하는 동안 운동장에서 공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여름이를 위해서도 나는 부지런을 떨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그 조기축구회는 가족이 함께 나오는 것을 환영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