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가 자꾸 터져서 속 터지시죠?

터지지 않게 만드는 방법 가르쳐 드립니다

등록 2006.01.12 20:30수정 2006.01.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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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속이 꽉 찬 만두, 하나도 안 터지는 그 이유 알려 드립니다.

속이 꽉 찬 만두, 하나도 안 터지는 그 이유 알려 드립니다. ⓒ 임미옥

만두 좋아하시는 분들, 지금부터 잘 귀 기울여 보세요. 만두 만들 때 자꾸 터지는 분 계시죠? 물론 만두 한두 개 일부러 터뜨려 드시는 분도 계시긴 하지요.


그런데 기왕이면 속을 잔뜩 넣고도 하나도 안 터지게 해 국물도 깨끗해서 폼 나게 끓여내고 싶으신 분, 그런 분들을 위해 제가 특강을 하겠습니다. 수강료요? 네 있습니다. 요 밑에 댓글 한 줄 다시는 걸로 그 수강료를 대신 하겠습니다. 하하.

우선 이야기 한마디 들려 드릴께요. 전 겨울이 되어 만두를 빚을 때마다 생각나는 일이 있어요. 다름 아니라 이곳 일본에서 제가 일본인 친구와 만두 장사를 했던 일입니다.

이곳 일본에서는 연말에 겨울배추 뽑을 때면 각 슈퍼마켓에서 배추가 무척 싸게 팔릴 때가 있거든요. 한 통에 100엔(우리 돈 약 1000원) 정도. 평소의 4분의 1에 가까운 가격이라 저는 무척 욕심을 냅니다. 최소한 10통 정도는 사서 김치를 담그곤 했습니다.

김치를 넉넉히 담아 일부러 시게 두어서 김치만두를 잔뜩 만들곤 했는데 같은 지역 가까운 곳에서 한국 슈퍼를 운영 하시는 분이 제안을 해오는 것이었어요. 연말연시엔 집에서 만든 만두를 찾는 분이 많다고, 할 수 있으면 납품 좀 해달라는 것이었죠.

"참 야무지게도 잘 만드네요. 우리 식당에도 납품 좀 해주실래요?"


제가 납품한 만두를 보고 근처 한국 식당에서도 주문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감당을 못하자 일본인 친구, 오오키에게 제가 제안을 했지요.

오오키는 '오케이'를 하고 제가 만두 빚는 방법을 가르쳤어요. 워낙 손 끝 야무지고 눈썰미가 좋은 오오키, 가르쳐준 대로 잘 만들었어요.


오오키가 원래 집에서 틈틈이 하고 있던 가정부업 일감이 기껏해야 개당 1엔대의 부품이었던지라 제가 주는 단가 5엔의 만두 만들기는 정말 더없이 좋은 일감이었지요.

"재료 다 제공할 테니 만두 한 개당 5엔 쳐줄 테니까 만들래? 단, 얼려서 가져와야 돼!"

친구 오오키는 열심히 만들어내고 납품까지 했습니다. 만두 아홉 개 정도 넣은 것이 가게에서는 500엔에 팔고 식당에서는 만두 대여섯 개 넣은 만두국을 1000엔에 팔았습니다.

a 이렇게 한 팩에 오백 엔(오천 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이렇게 한 팩에 오백 엔(오천 원 정도)에 팔렸습니다. ⓒ 임미옥

겨울엔 한참 잘 팔리는 바람에 오오키와 저는 밤을 새워 만두를 빚었습니다. 그래서 떼돈 벌었느냐고요? 아니요. 시장 규모라는 게 뻔하고 큰돈도 안 되면서, 밤새워 만두 만드는 일이 너무 고생스러워 6개월만에 집어치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깨달은 한 가지. 먹는장사 푼돈 벌어 떼돈 안 된다는 것. 약간의 벌이로 가사에 조금 보탬이 되긴 했지만 계속 할 일은 못 된다는 걸 깨달았지요.

만두 빚어 큰 돈은 못 벌었지만, 그 일로 오오키와 저는 만두장사를 같이 해 본 경험으로 인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졌습니다. 무슨 일을 해도 서로 신용할 수 있겠다는 걸 알게 된 거지요.

제가 겨울이 되면 만두 장사를 해 본 그 생각이 나 웃음을 짓듯, 친구 오오키도 아마 한국식 만두 만들기를 생각해낼 것입니다.

참참,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안 터지는 만두 만들기 비법, 알려드려야죠.

저는 만들어진 만두 속 재료를 소쿠리에 받쳐둡니다. 물론 소쿠리 밑에는 받침그릇을 두고요. 1시간 이상 소쿠리에 받치면 더 나올 것 같지 않던 국물이 밑으로 떨어져 나옵니다.

계속 그 상태에서 만두를 빚는 거지요. 만두피의 절반 정도를 계란 흰자에 묻혀서 속을 넣고 만두피의 가장자리를 꼭꼭 눌러 여미는 겁니다.

제가 하는 이 방법으로 가까이 사는 아기엄마 하나는 만두 안 터지게 만드는 방법 배운 기념으로 100개 정도 빚어 얼려 친구들 모임에 가져가서 히트를 쳤다고 하더군요.

음식을 잘 하려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모든 음식에는 결정적인 프로의 노하우가 있습니다. 프로의 경지에 이르면 무생물인 음식하고도 텔레파시가 통한다는 것 아십니까?

기왕이면 음식 만들기에도 프로처럼 하는 것, 좋지 않을까요? 일본에서는 '카리스마'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카리스마 주부, 또는 카리스마 요리인이 되는 것,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니랍니다. 요리가 즐거우면 누구나 카리스마 요리인이 될 수 있지요.

꼭 요리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대해 카리스마를 이루는 것, 참 좋은 일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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