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재두루미가 죽어가고 있다

다리 부상 당한 재두루미 발견...서식 환경 갈수록 악화

등록 2006.01.13 17:45수정 2006.01.1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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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도평 위를 날아오르는 재두루미
홍도평 위를 날아오르는 재두루미이현상
김포 홍도평에 찾아오는 재두루미는 2006년 현재 최대 60여 개체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홍도평을 관통하는 순환도로와 김포 신도시 개발로 이들은 심각한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해마다 김포를 찾아오는 재두루미의 개체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도로가 완공되는 내년 겨울에도 이들이 찾아올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태다.

파란 하늘 위를 날아가는 아름다운 재두루미 가족
파란 하늘 위를 날아가는 아름다운 재두루미 가족이현상
공사 중인 도로와 차량 소음으로 서식환경을 위협받고 있는 재두루미들은 한강 장항습지를 잠자리로 하고 낮에는 주로 김포 홍도평에서 낙곡으로 어렵게 생존하고 있다. 유난히 추운 올 겨울 얼어붙은 한강하구 갯벌과 김포 홍도평, 인천 계양구의 이화동, 평동 등의 논을 전전하고 있는 재두루미는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부상당한 김포 재두루미
부상당한 김포 재두루미이현상
@이들 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재두루미가 있어 보는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해 12월 20일경 최초로 목격된 후 12월 27일 부상당한 재두루미가 촬영되었는데 다리를 심하게 절며, 먹이 활동마저 저조했다.

올해 1월 4일 촬영된 좀더 근접한 사진에서 보듯이 오른쪽 다리를 거의 사용할 수 없었으며, 발가락의 부종이 심각한 상태로 보였다.

부상당한 다리가 밑으로 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부상당한 다리가 밑으로 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이현상
국내외 두루미 연구로 유명한 이기섭 박사에 따르면 2년생으로 보이는 이 재두루미는 못이나 날카로운 이물질에 찔려 상처를 입은 후 상처 부위에 2차 감염이 발생하여 발가락이 심하게 부어오른 것으로 보인다.

상처를 입은 재두루미는 다른 재두루미보다 먹이활동도 활발하지 못한 상태이며, 영양부족으로 건강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건강상태가 불량하면 자연치유가 더욱 힘들게 되고 결국 죽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오른쪽 발가락이 심하게 부어 있다.
오른쪽 발가락이 심하게 부어 있다.이현상
다리를 절며 잔뜩 웅크린 자세로 걷는 모습을 보면서 치료를 해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실제 재두루미는 마취총과 같은 기구를 이용해서는 생포가 거의 불가능하다. 접근할 수 있는 거리가 멀어 마취총의 추진력을 너무 강하게 하면 재두루미를 관통할 수 있고, 정확하게 맞지 않으면 놀란 재두루미가 날아오른 후 마취 효과가 발생하여 비행 중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두루미는 대형조류라서 추락시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다.

결국 자연 치유만을 기원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날로 악화되는 재두루미의 생태환경으로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극단적인 상태를 가정한다면, 부상당한 재두루미가 탈진하여 생포되는 경우인데 차라리 이런 경우 치료를 한 후 방사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부상을 입어 탈진한 상태의 두루미를 구조하여 치료한 사례는 있다. 그러나 서식환경이 악화되어 한강하구와 김포 홍도평을 수시로 날아다니는 이들이 언제 어느 곳에서 탈진하여 쓰러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혹시 그럴 가능성에 대비하여 관련 단체와 활동가들이 협력하여 장항습지와 김포 홍도평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강하구로 돌아가는 재두루미 무리
한강하구로 돌아가는 재두루미 무리이현상
한편 한강하구의 갯벌에서 서식하는 강화 두루미, 김포 재두루미를 지속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두루미 연구자인 이기섭 박사, 녹색연합의 김제남 처장을 비롯한 생태보전국의 임원, 갯벌과 습지 생태 연구가인 백용해 선생, 민병미 교수 등이 이들 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이다.

이른 아침 태양과 함께 홍도평을 찾은 재두루미
이른 아침 태양과 함께 홍도평을 찾은 재두루미이현상
붉은 기운의 아침 하늘 위를 힘차게 날아가는 이들 재두루미의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 후대에게도 물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수천 년 전부터 이 땅을 지켜온 두루미에 대한 우리들의 최소한의 예의이자, 수천 년 동안 이 땅에서 살아갈 후세에 대한 우리들의 의무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두루미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이기섭 박사가 운영하는 카페(http://cafe.daum.net/cranes)와 김포 재두루미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야생조류보호협회(http://www.kwildbird.com)를 참조하십시오. 

강화 두루미에 대해선 강화도시민연대(http://www.ghpn.or.kr)에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촬영한 김포 재두루미 사진은 필자의 홈페이지 http://www.iskra.co.k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두루미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이기섭 박사가 운영하는 카페(http://cafe.daum.net/cranes)와 김포 재두루미에 대한 지속적인 보호활동을 하고 있는 야생조류보호협회(http://www.kwildbird.com)를 참조하십시오. 

강화 두루미에 대해선 강화도시민연대(http://www.ghpn.or.kr)에서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필자가 촬영한 김포 재두루미 사진은 필자의 홈페이지 http://www.iskra.co.k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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