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는 청소년계의 오랜 화두이었다.
1985년 ‘세계 청소년의 해’의 구호는 참여, 발전, 평화이었다. 청소년이 모든 삶의 영역에 참여하여 자신과 사회를 발전시키고 인류평화를 이루자는 소망을 담은 것이다.
‘세계 여성대회’의 구호가 평등, 발전, 평화인 것과 비교하면 청소년참여의 의미는 더욱 빛난다. 지구상 인구의 절반은 여성이고 나머지 절반을 여성이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불평등한’ 대접을 받았기에 ‘평등’을 이루고자 노력한다. 청소년은 모든 영역에서 배제를 받았기 때문에 청소년에게는 참여가 소중하다.
청소년의 참여는 청소년을 위한 것이며 사회의 발전과 평화를 위해서도 매우 소중하다. 그 이유는 청소년이 참여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백여년 전까지 우리는 ‘공자왈 맹자왈’을 배우며 살았다. 2천5백년전 공자님의 말씀을 배운 ‘선대가 후대를 가르치는 사회’이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선대가 후대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후대가 선대를 가르치는 사회로 바뀌었다.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통신, 대중음악 등 연예, 외국어 분야는 이미 후대가 선대를 가르치는 사회로 바뀌었고, 다른 분야도 판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의 참여를 배제하는 사회는 청소년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도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고, 밝은 미래를 지향할 수 없게 된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지만 한국사회에서 청소년의 참여는 아직도 일천하다. 특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종교기관에서 청소년의 참여는 매우 미미하거나 있더라도 진정한 참여와는 상당한 거리가 멀다.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학교운영위원회가 있지만, 정작 학생은 그 운영위원회의 구성원에서 배제된 것이 한국 청소년의 현실이다.
청소년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한 문화관광부는 청소년위원회를 두고,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청소년참여분과위원회를 두었다. 이 두 조직의 통합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정부가 기획,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사업에 대하여 자문역할을 수행하고, 청소년소리기자단과 함께 현장감 있는 청소년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부에 전달하고 있다.
청소년참여위원회는 청소년만으로 구성되어 있고, 청소년의 다양한 의견을 국가의 청소년정책에 반영하기 위하여 노력하여 왔다. 여성정책을 수립할 때 성평등의 관점이 매우 중요하듯이, 청소년정책을 수립할 때 청소년의 관점이 소중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청소년참여위원회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참여를 보다 강력하게 주장하고 삶의 모든 영역으로 확산시키는 운동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청소년참여위원회 홈페이지를 보면, 선거권의 연령 등 몇가지 쟁점에 대한 토론을 제외하면 지속적인 참여가 빈약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에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포함시키겠다고 공약한 바 있지만, 그 이후 제도적 변화는 없었고 이에 대한 청소년의 주장도 별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청소년참여위원회의 구성원은 과거보다 더 많아졌지만, 그 활동의 역동성은 오히려 떨어진 듯 하다.
청소년참여위원회가 청소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기관으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자신의 삶 속에서 단지 청소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고 배제받은 것을 드러내고 가정, 학교, 종교기관, 지역사회 등에서 청소년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길 바란다.
청소년의 참여가 시대적인 흐름이지만, 그 흐름도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동력을 얻기 어렵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류를 활발히 하고, 각 절기와 계기별로 쟁점을 부각시켜 오프라인사업을 하면서 청소년이 정당하게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길 빈다. 청소년 참여가 세상을 바꾼다.
[2006년 1월 17일 작성] ewelfa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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