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개각은 논공행상... 통합 리더십과 거리 멀다"

참여정부 초대총리 고건이 보는 참여정부 3년 성적표

등록 2006.01.19 12:48수정 2006.01.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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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종호
고건 전 총리는 '1·2 개각'에 대해 "논공행상식 개각"이라고 평가하는 등 과거와 달리 참여정부에 대한 비판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2 개각에 대해 "민주화 시대 이후에 장관급 인사에서 정치적 동지에 대한 논공행상식 보답으로 하는 인사가 많았다"며 "이는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통합의 리더십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이런 인사관행을 졸업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소통 노력 부족, 총리 때도 더러 느꼈다"

고 전 총리는 참여정부가 국민과의 소통노력이 부족했고, 통합의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해 "권위주의 타파와 지방분권에 대해 강조해온 것은 평가받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국가정책 수립에 있어 국민과의 의사소통과 협력을 얻는 노력이 미흡했다"며 "총리 때도, 심각하지는 않지만, 더러 그렇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법 문제를 그 한 예로 꼽았다.

또 "개혁을 위한 로드맵은 많이 만들었으나, 그 구체적인 액션 프로그램을 국민과 함께 상의해서 만들지는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경제문제에 대해서는 "큰 흐름으로 보면 참여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생긴 후유증 치료에 매달려온 것"이라며 "그런데 미래전략을 만들고 그것을 향해 국민의 에너지를 집결시키는 것에는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경제회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가 기업들에게 투자촉진을 위한 경제 마인드를 보여주는 한편, 경제난에 대해 정부가 같이 체감하면서 국민에게 함께 뛰자고 호소해야 한다"면서 "종국적으로는 각 경제주체가 서로 양보해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이념 성향, 블레어보다는 오른쪽"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남북화해협력을 통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이라는 큰 방향은 옳다고 본다"며 "다만 장기적인 계획 아래 같은 지원이라 해도 북한의 개혁개방을 목적으로 하는 지원이 돼야 하고, 경제협력이나 투자도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여정부의 이념성향'에 대해서는 "굉장히 스펙트럼이 넓다"며 "총리시절에 미국 헤리티지 재단의 퓰러 이사장이 그런 질문을 하기에 '토니 블레어보다는 오른쪽에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강을 건넜으면 말을 갈아타셔야 합니다"
고건 전 총리가 말하는 탄핵 당시 막전막후

고건 전 총리는 18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 한 뒤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고 전 총리는 "참여정부 초대 총리로서 가장 어려웠던 때는 탄핵 때였다"면서 당시 소회를 밝혔다.

고 전 총리는 "노 대통령이 탄핵될 줄은 몰랐다"면서 "표결 결과 발표가 나기 10분 전에야 비로소 탄핵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느꼈고, 서두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곧바로 국방부장관과 외교부장관 등에게 표결 결과가 발표되면 긴급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또 헌법재판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언제까지 판결이 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했고,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헌재소장은 "저도 헌정사상 처음있는 일이라 판결이 언제날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고 전 총리는 헌재가 국회의 탄핵 결정을 무효로 되돌린 뒤 노 대통령과 만찬을 했다고 했다. 고 전 총리는 "식사를 마친 뒤 노 대통령과 헤어지기 전에 '강을 건넜으면 말을 갈아타셔야 한다'면서 사퇴 의사를 전했고, 노 대통령은 한차례 '더 하셨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사실상 수락했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대통령이 사퇴를 수락한 것에 대해 혹시 서운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는 않았다, 대통령 직무를 대행했던 사람이 총리를 계속하는 것은 문제라고 느꼈다"면서도 "사퇴를 확정하기 전까지 여러 절차가 남아있는데, 그날 내가 사퇴의사를 밝혔고 사실상 사퇴를 수락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이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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