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돼지가 꽃미남으로 변신하다

90kg에서 67kg으로 살을 뺀 아들의 의지에 찬사를 보내며

등록 2006.01.19 11:58수정 2006.01.1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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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대학 초년생이 되는 아들 녀석이 대학 입학 전까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하여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역기며 바벨 아령 등을 들고 거실 한 켠에 자신의 작은 체육관을 만들어 놓고 땀을 흘린다.


사실 아들이 이렇게 운동을 시작한 지는 약 8개월 정도 되었다. 그전에는 운동이라곤 전혀 하지 않았던 아들이 이렇게 하게 된 동기는 살을 빼기로 결심을 하고부터다.

아들 녀석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도 키 145cm 몸무게 30kg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 아주 왜소한 체구였다. 이런 아들을 위하여 아내는 몇 첩의 보약을 지어 먹였고 맛있는 음식과 기름진 음식을 계속 먹였다.

a 90kg이 나가던 시절 아들 모습.

90kg이 나가던 시절 아들 모습. ⓒ 전병윤

아들 녀석의 몸은 1년이 조금 넘자 키는 별로 자라지 않았는데 몸무게만 약 20kg 이상이 불었고 중학교 들어가서는 더욱 몸무게가 늘어나서 키 160cm에 몸무게는 80kg, 고2학년 2학기 초에는 키 173cm에 몸무게 90kg이 넘게 나갔다.

이때 아들의 하루 운동량과 음식 섭취량을 보면 아침 6시 일어나 바로 식사를 하는데 아들 한 끼가 우리 가족 세 명이 먹는 양보다도 많았고, 바로 집 앞에서 학원 버스를 타고 학교에 등교하여 오전 10시쯤 되어서는 친구들과 매점에 들러 빵이며 음료수를 마셨다.

12시쯤에 점심을 먹는데 두 번 배식을 받고 오후 3시에 매점을 들러서 또 간식을 먹고 오후면 저녁식사를 했다. 그리고 오후 8시경 야간자율학습시간에는 친구들과 학교 밖으로 나와서 떡볶이며 순대를 먹었다.


a 나의 몸무게 보다도 더나가던 아들.

나의 몸무게 보다도 더나가던 아들. ⓒ 전병윤

차를 타고 밤 11시에 집에 돌아와서 공부를 하다가 밤 1시경에 라면이나 햄버거 등을 먹고 잠자리에 들다 보니 하루 운동량은 하나도 없고 식사와 간식을 하루 7번 이상을 하는 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담임 선생님의 전화가 왔다. 아들 녀석이 학교에서 신체검사를 하였는데 지방간 수치가 보통 성인의 5배 이상이 나왔다며, 혹시나 술을 마시는가 물어 보았다. 나 모르게 술을 마시는가 아내에게 물었보았더니 아니라고 그 애가 술 마실 시간이 어디에 있냐고 도리어 되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종합병원에 가서 검진을 다시 받아 보아라고 하셨다. 놀란 아내는 다음날 아이를 데리고 종합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의 진찰을 받았는데 최종 결론은 아이가 너무 살이 쪄 위가 간을 누르고 있기에 간이 정상적인 활동을 못해 간 위험 수치가 나오니 살을 빼야 된다고 했다.

a 아내와 고 1학년 때 아들모습

아내와 고 1학년 때 아들모습 ⓒ 전병윤

그리고 식사량도 선생님이 정해준 방법대로 하라면서 한 달 식단표를 짜주었다. 비만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기에 우리 부부는 다소 안심을 하였지만 아들은 충격이 큰 것처럼 보였다.

아내는 살 빼면 되니 너무 걱정을 하지 말라고 위로를 하고 다음 날부터 의사 선생님이 만들어 준 식단표대로 채식 위주의 반찬을 만들고 식사량도 평소의 삼분의 일로 줄이고 식사 이외에 음료수 종류와 간식은 전혀 먹지 않게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군것질을 못하게 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줄넘기를 시켰다. 처음은 50개도 힘들어 했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200개는 거뜬하게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난 열흘 정도면 포기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아들의 의지는 놀랄 정도로 강했다. 음식은 정해준 대로 꼭 먹었고 운동도 꼭 하고 잠을 잤다.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자 아들의 몸은 달라졌다. 허리 사이즈 40인치에서 37인치로 변했고 몸무게도 80kg으로 내려왔다.

a 운동후 6개월 지난 모습

운동후 6개월 지난 모습 ⓒ 전병윤

학교 친구들도 처음에는 '니가 살을 빼'라며 반신반의하다가 학교 급식에 햄버거나 고기가 나오면 절대 먹지 않는 아들을 보며 대단하다고 격려해 주었다. 이렇게 하여 6개월이 지나자 아들의 몸은 완전히 변했다.

키 176cm에 몸무게 66kg 허리둘레 30인치로 늘씬한 몸매와 줄넘기 2000번을 30분에 할 수 있는 건강한 아이로 변신했다. 또 변한 건 교복이 너무 작아서 큰 것으로 몇 번이나 사주었는데 이제는 교복이 너무 커서 작은 것으로 사주어야 했다. 그리고 그동안 그렇게 입고 싶었던 청바지며 쫄쫄이 티셔츠를 입게 되었고 학교에서 별명도 전돼(지)에서 꽃미남으로 바뀌었단다. 그 중에서도 제일 반가운 것은 간 치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단 시간에 살을 빼서 요요 현상으로 다시 살이 찌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아들은 1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운동과 식이요법을 잘 지켜 나가고 있다. 약이나 수술로 살을 빼려는 사람들도 아들처럼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한다면 꼭 성공하리라 믿는다. 살도 빼고 건강과 자신감도 되찾는 일석삼조의 행복이 아닐는지.

a 운동 1년 기념으로 아들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운동 1년 기념으로 아들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 전병윤

덧붙이는 글 | 요요현상으로 다시 살이 찌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아들의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요요현상으로 다시 살이 찌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꾸준히 운동하는 아들의 의지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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