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단체도 사회양극화 실천할 때"

[인터뷰] 포항향토청년회 24대 회장 역임한 김영진씨

등록 2006.01.19 19:20수정 2006.01.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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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의 다양한 사회단체 관련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단체의 현주소를 톺아보고 앞으로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포스코 노조정상화추진위원회' 이건기 대표의 인터뷰에 이어, 29년 전통의 포항향토청년회 회장을 역임한 김영진씨를 만났다. - 기자 주

a 포항향토청년회가 매년 주관하는 '자전거대회'

포항향토청년회가 매년 주관하는 '자전거대회' ⓒ 포항향청

포항향토청년회는 1977년에 창립한 이후 꾸준히 지역 현안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친 포항의 대표적인 사회단체이다. 포항향토청년회는 29년 역사와 더불어 지역 현안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는 내는 단체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포스코 본사 서울이전반대, 러시아 폐항공모함 '노브로시스코'해체반대투쟁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청년회는 굵직한 현안문제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 뿐 만아니라 '송림 숲 보존' 등의 환경사업과 '청소년 한마당 축제와 자전거대회 개최' 등 다양한 지역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롯데백화점 포항점이 5년 넘도록 건물보존 미등기로 지방세를 납부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롯데백화점에 지방세 납부를 촉구하는 활동도 전개했다.

그 후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영업개시 5년만인 지난해 12월, 건물등기를 하고 등록세와 지방교육세 등 4억 2300만원을 포항시에 납부했다. 이런 활동을 한 포항향토청년회(이하 향청) 24대 회장을 역임한 김영진씨(이하 김 회장)를 18일 만나, 그동안 청년회 활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a '청소년 한마당 축제'에 시상하는 김영진 회장

'청소년 한마당 축제'에 시상하는 김영진 회장 ⓒ 포항향청

'참여하는 청년, 함께하는 포항'이란 캐치프레이를 내세우며 지난해 포항향토청년회를 이끈 김영진씨는 "6백여 명의 향청회원(지도회원 포함)은 포항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 대부분"이라며 "포항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으며 순수하게 지역을 위해 적극 참여하는 향청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대구경북이 보수적 성격을 지닌 지역이어서 청년단체의 순수하고 진취적인 도전정신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지역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육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포항롯데백화점 세금납부투쟁을 돌이키며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향청의 특별사업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언급하며 지역기업 투자축소와 지역경제 악화에 대한 대안으로써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방지하고자 그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포항롯데백화점 세금납부투쟁은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

또 그는 지난해 포항의 큰 이슈인 '방폐장 유치'와 관련, 몇 몇 단체를 제외한 대다수 사회단체들이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입장 유보'를 선택한 향청 회장으로서의 고뇌도 털어놓았다. 그는 "방폐장 찬반 단체 간의 진지한 토론이 없어서 아쉬움이 컸다"면서 "고준위 폐기물 처분에 대한 대책이 거론되지 않은 것과 후손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향청은 지역편향적인 정치집단의 이익에 함몰되지 않는 가치관이 있다"고 자랑하며 "지역의 고민을 넘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사회양극화 문제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포항향토청년회 제24대 김영진 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포항향토청년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
"1977년 6월30일 창립해 올해로 29년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회원은 현역 3백 명, OB회원이 300명이다. 재정은 대부분 청년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청년회가 활동한 사업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선배들이 한 포스코 본사 이전반대, 러시아 폐 항공모함(노브로시스코) 해체반대, 송림 숲 보존활동, 청소년 한마당 축제 개최 등이 있다.

- 향청이 추진한 포항롯데백화점 지방세 납부 사업과 지역 경제발전은?
"지난해 '지역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지역기업 투자축소와 지역경제 악화에 대한 대안으로써 지역자금 역외유출을 방지하고자 롯데백화점지방세납부사업을 기획, 추진했다.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을 통한 입장발표를 했고 11월 청년회 이사회에서 또다시 지방세납부 촉구서한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또한 백화점 측이 즉각 답변을 하지 않으면 불매운동 등 대대적인 시민행동에 들어갈 것도 결의했다. 이런 상황에서 12월 롯데백화점 측으로부터 납부하겠다는 답변이 왔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관건이다. 그러나 기업투자뿐만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누릴 '광역화 전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포항시와 인근 경주나 영덕, 영천까지 아우르는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여, 광역 단위의 협조체계가 이루어져야한다. 다시 말해, 포항이라는 지역을 넘어 생활권지역을 중심으로 구상해야 한다. 시대의 흐름이 그렇게 가고 있다."

- 지역 현안에 청년회가 중요하게 관여한 일은 많은데 지난해 포항의 가장 큰 이슈인 방폐장 유치와 관련, 입장을 유보한 이유는?
"회원이 주체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방폐장의 안전성 여부는 후손의 문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쉽게 결정내지 못했다. 많은 고민을 했다. 중․저준위 방폐장 유치에 대한 찬․반 단체들 간의 진지한 토론이 없었다. 그래서 시민의 의견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저준위 폐기물보다 더 위험한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대책이 거론되지 못한 것도 입장유보의 이유다."

- 지난해 활동에서 보람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롯데백화점 문제는 원만히 해결되어 퍽 다행스럽다. 지역경제 살리기에 좀 더 집중했어야 하는데 방폐장 문제와 포항버스파업이란 외부적인 여건과 청소년 한마당 축제 개최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소홀한 측면이 있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1987년부터 향청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연말에 '향토봉공상'을 시상하고 매년 향토효행상, 장한 어머니상 등을 시상한다. 지난해 수상자 심사과정을 통해, 어려운 분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와 관련한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29년 향청이 앞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향청은 청년들이 모인 단체인 만큼 순수하고 진취적인 도전정신이 중요하다. 대구경북은 보수적 성격을 지닌 지역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이런 흐름을 도외시 할 수 없는 시대로 나가고 있다. 향청도 다른 시민단체처럼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특히 지역현안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역애향단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문가적인 시각을 갖출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향토청년회의 가장 큰 이점은 젊다는 것과 지역편향적인 정치집단의 이익에 함몰되지 않는 객관적인 자세와 유연한 가치관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고민을 넘어 사회의 주요문제로 대두되는 사회양극화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추연만 기자는 월간 <영일만매거진> 발행인이며, 이 기사는 2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덧붙이는 글 추연만 기자는 월간 <영일만매거진> 발행인이며, 이 기사는 2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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