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장' 배기선이냐. '지장' 김한길이냐

[현장]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의 원내대표 후보 검증 토론회

등록 2006.01.20 21:15수정 2006.01.20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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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장(德將) 배기선'이냐, '지장(智將) 김한길'이냐.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의 '원내대표 후보 검증 토론회'가 팽팽한 접전 끝에 끝났다.

원내대표 경선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20일 오후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 20여명은 배기선·김한길 두 후보를 상대로 당내외 현안과 정책 등 다양한 질의 공세를 펼쳤다.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 질의시간에 배 의원은 '소통'을 중시하면서 "원만하고 안정되게 원내를 이끌겠다"는 입장을 취한 반면, 김 의원은 "보다 공세적으로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입장에 비중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한나라당과 협상"... 그러나 방식은 달라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는 배기선 열린우리당 사무총장.
지난 1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는 배기선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오마이뉴스 권우성
우선 초선 의원들은 장외투쟁 중인 한나라당을 비롯, 야당들과 어떻게 협상할 지 물었다. 이에 두 후보는 "야당과의 협상이 중요하다"면서 "바로 한나라당에 달려가 타협과 협상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두 후보는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내줄 수는 없고 명분과 실리를 챙겨 타협하겠다(배기선)" "협상에는 동의하지만 원칙을 지키겠다(김한길)"는 입장으로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두 후보는 개헌논의 시기에 대해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배 의원은 "올해 연말 정도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 않나"고 했으며, 김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후 바로 개헌 논의가 되지 않겠나"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약점'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질의가 쏟아졌다고 한다.

배 의원은 현재 1심 진행 중인 재판과 관련, "무죄를 입증할 증언이 나오고 있고, 여기에서 져서 상고심에 간다고 해도 유죄가 확정되기까지 최소 1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원내대표를 하는데 지장이 없겠지만, 문제가 있다면 그 즉시 원내대표 자리에 욕심을 버리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동영계'라는 지적에 대해 "친분 관계가 있다 해도 계파·계보 정치는 없다"며 "어떤 계파의 선두로 나오면 도대체 몇 명이 찍겠냐, 능력과 비전으로 (의원들이) 선택을 할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했다.

이외에도 "원내대표를 하다가 장관으로 가겠느냐"는 질문에 두 후보는 모두 "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토론회에 참석한 초선 의원들이 전했다.

배기선 "재판 져도 역할에 지장없다" - 김한길 "위기 돌파력은 내가 낫다"

지난 9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는 김한길 열린우리당 의원.
지난 9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는 김한길 열린우리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이날 두 후보자의 팽팽한 신경전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주어진 10분간의 정견 발표부터 시작됐다.

배 의원은 "양극화 해소·사회 대통합·납북관계발전·국가균형발전 등 4대 사업을 올해 기초공사해서 국가발전의 뼈대를 만들고 일하는 당, 일꾼이 있는 당이 돼야 한다"며 "계보로 숨어 나만 살고자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특정계파에 속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이에 맞선 김 의원은 "'덕장'인 배 의원은 평화시엔 훌륭한 지도자이지만 지금 상황은 싸워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위기를 돌파해 본 사람이 낫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토론회가 끝난 후 김재윤 의원은 "두 후보는 여러 가지 분야에 걸쳐 쏟아진 질문에 면밀하고 성실하게 대답했다"며 "분위기가 팽팽했고, 둘 다 훌륭한 지도자라고 할 만큼 소신과 정치철학, 비전을 갖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의원은 "후보자들도 토론회가 끝난 후 만족해하면서 '굉장히 좋은 자리였다' '철저히 검증받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겠다'는 말을 했다"며 "참석한 의원들이 다 질의를 해서 '상임위보다 더한 것 아니냐'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토론회가 표심을 정하지 못한 30∼40명의 의원들이 선택하는 데 중요한 잣대가 됐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정당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새로운 시도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상민 의원 사회로 진행됐으며, 강성종·김재윤·김재홍·안민석·이상경·이은영·장향숙·조경태·최성·최재성 등 초선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유재건 의장과 원혜영 원내대표 대행도 참석해 토론회를 마련한 초선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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