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제주도 성읍민속마을에 핀 동백꽃입니다.서종규
동백꽃은 사람들 마음의 고향이다. 동백꽃에 어려 있는 향수에 빠지면 다소곳이 거울 앞에 앉아 있는 누나의 모습이 보인다. 참빗으로 곱게 빗은 머리에 동백기름 바르는 누나는 동백꽃이 되어 거울 속에 들어가 곱디곱게 앉아 있다.
시인들이나 소설가들이 가장 많이 젖어드는 꽃이 동백꽃이다. 늘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머릿속에 살아나는 대상이 되고, 또 다른 꽃으로 피어나는 언어가 된다. 그 붉은 꽃잎도 시가 되고, 꽃잎이 떨어지는 것조차 언어가 된다. 시린 겨울에 피어나는 것도 시가 된다.
동백나무의 특징은 많다. 사철 푸른 것이 그것이요, 겨울에 꽃이 피는 것이 그것이다. 꽃이 가지 끝에 한 개씩 달리고 붉게 피는 것이 그것이요, 꽃잎이 5~7개가 밑에서 합쳐져서 비스듬히 퍼져 피다가 떨어질 때 함께 떨어진다. 붉은 꽃잎 속에 노란 암술과 수술이 있어 동박새가 꿀을 찾는 것이 그것이다. 즉 새가 꽃가루를 수분하는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