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몸뚱이에 날렵한 날개를 가진 갈매기는 바다를 마음대로 유영한다.조태용
어른들은 내가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자마자 나에게 꿈을 물었다. 네 꿈이 뭐냐?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데? 어른들의 잦은 질문 때문인지 나는 꿈이라는 것이 어른이면 누구나 이루고 있고, 어른이 되기 전에는 누구든 정확한 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들어가자 꿈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중요한 수학문제처럼 다가왔다. 학년이 올라 갈 때마다 선생님들은 항상 꿈을 물었고 꿈을 쓰도록 강요했다. 하지만 꿈이라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도대체 왜 꿈을 이야기하라고 어른들을 말하는 것일까? 나에게는 겨울이 오면 봄이 오듯이 그런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나도 가끔 아이들에게 꿈을 묻는다. "얘! 네 꿈이 뭐니"라고. 확실한 대답은 못하고 "네. 저…" 하고 말끝을 흐리는 아이들에게 그 나이 때에는 꿈이 있어야 한단다"라고 무의식적으로 말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다행인 것은 아이들은 내 꿈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나만 그 아이들의 꿈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 아이들이 혹 나에게 "아저씨 꿈은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뭐 특별하게 아이들에게 설명할 만한 꿈이 없기 때문이다.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아저씨 꿈은 말이야. "음…. 그저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다." 그렇다, 이것이 나의 꿈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 말이다. 그럼 아이들에게도 행복하게 사는 것을 꿈꾸라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