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하지만 이내 안심이 되었습니다. 마음씨 고운 주인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나롱이 바깥주인이 지붕을 손질하는 동안 안주인은 마늘밭에서 풀을 뽑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마늘이 유명한 고장입니다. 해풍을 맞고 자란 마늘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자란 것보다 높은 가격을 받습니다.
예쁘게 둘러쳐진 돌담이 있는 걸로 보아 과거에 사람이 살았던 모양입니다. 작은 집 두 채가 있고 지붕은 양철지붕입니다. 나롱이가 살고 있는 집은 헛간으로 이용했을 법하고, 무너진 집에는 사람이 살았던 모양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무너졌지만 나롱이가 사는 잡은 그대로입니다. 마을로부터 약간 떨어져 길가에 지어진 이 집에는 많은 사연이 있을 듯합니다. 최근 이 마을에는 사람은 물론 가축도 새로 태어난 적이 없습니다.
광주에서 3시간 가까이 달려온 이곳은 해상국립공원이며 한때 고기가 많아 팔도의 배들이 모여들던 곳이었습니다. 어장에서 삼치잡이하던 해들이 모여들던 마을 포구에 이제는 작은 배들만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