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저 마늘 밭이 아빠가 태어난 곳이란다."
"마늘 밭에서 어떻게 사람이 태어나?"
"전에 이곳은 밭이 아니라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던 집이 있었단다."
마늘과 돌담뿐인 곳에서 아버지가 태어났다니.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만한 아이가 마을의 내력과 고향집이 마늘밭으로 변한 사연을 이해하기에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설을 앞두고 미리 내려와 성묘를 하는 모양입니다. 산에서 내려온 한 가족이 마을 포구의 끝자락을 돌아 마을을 둘러보고, 마늘 밭으로 변한 집터를 보면서 엄마가 아이에게 하는 말입니다. 아이는 마늘 밭에서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사셨던 집을 찾기가 쉽지 않는 모양입니다. 연신 고개를 돌려 마늘밭을 보며 갸우뚱갸우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