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가 재석의원수 141명 중 88표를 얻어 원내대표에 당선됐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대체 : 24일 오후 3시 10분]
| | | 김한길 "4당 원내대표 만나겠다" | | |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만난 자리서 밝혀 | | | | 김한길 열린우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문제 해결 등을 위해 "야4당 원내대표를 25일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24일 오후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난을 가져온 자리에서 '인사청문회를 빨리 해줬으면 좋겠다'는 청와대 측의 요구에 이 같이 답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김 정책실장에게 "4당 원내대표와 통화를 했다"며 "인사청문회 문제는 야 4당이 합의한 것이어서 함부로 변경할 것은 아니기기에 (인사청문회가 열리도록) 간곡히 설명하고 충분하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설 연휴를 전후해 민생치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사청문회를 가급적 이번 주중으로 완료해 국정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에 촉구한 바 있다. | | | | |
앞으로 1년간 열린우리당 원내 정치를 책임질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사진)가 당선됐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경선에서 김 후보는 재석의원수 141명 중 88표를 얻었다. 당초 10표 미만의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배기선 후보는 49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날 선거 결과는 향후 2·18 전당대회 당의장 경선을 비롯해 당내 역학 구도, 당·정·청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회 정상화를 위한 대야 합상에 어떤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우선 김한길 신임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당과의 관계에 있어 확실한 '당 정치 주도권'을 주장하며 "당이 정책과 정치를 주도하고 정부와 청와대는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 후보자와 함께 있을 때 거북해 하는 말을 하는 역할을 맡았었는데 (당선이 돼도) 끊임없이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겠다"며 "기교보다는 원칙적으로 우리당이 제대로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이 정동계로 분류된다는 점을 의식해선지 '탈계파주의'로 당을 운영할 것을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가 끝난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구태정치에서 이야기하는 공천권을 주고, 용돈을 주고, 줄세우기를 통해 무조건 따라했던 계보나 계파가 당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다만 친소·선호 관계 그룹이 있는데 이를 계파라고 부른다면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어 "크게 우리당 내 두 계파가 있다고 하는데 144명의 전체 의원 중 두 계파에 속해 있다고 하는 의원을 손들어보라면 아마도 30명도 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의원들이 중도임을 자임하고 있어 계파주의에 휘둘리지 않고 침묵하는 다수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면서 일하겠고 그런 우려조차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관심사는 한나라당 등원 해법. 김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을 등원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사학법 재개정을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며 "(한나라당이 등원해서) 개정안을 내면 국회 절차에 따라 성실하고 진지하게 토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예상 외의 표차에 대해 "우리당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선거는 휴회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김진표 교육부총리, 천정배 법무부 장관 등 국무위원인 의원들까지 참석하는 등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144명 중 이해찬 국무총리 정도를 제외하고 사실상 전원이 참석한 셈이다. 입각 논란이 일었던 정세균, 유시민 장관 내정자들도 모처럼 모습을 드러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투표권이 없는 정동영 상임고문은 선거 시작 전 회의장에 들러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김근태 의원은 뒤늦게 도착해 투표에 임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참석한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가 장향숙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 | | 소설가 출신으로 3선 중진 원내대표 되기까지 | | | 10년 전 국회에 첫발...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협상도 주도 | | | | "며칠 전 일곱 살 먹은 아들놈이 스키장 같이 가자고 해서, 아빠가 선거중인데 선거지면 같이 가마라고 했더니, 오늘 아들놈이 '아빠 그럼 선거에서 꼭 져야 해요'라고 하더군요. 정말 믿을 놈 없습니다."
김한길 의원은 정견발표의 포문을 이렇게 열었다. 김 의원이 말이 끝나자마자 장내는 폭소가 터졌다. 김 의원은 당선된 직후 다시 아내(탤런트 최명길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진이를 잘 좀 달래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3선인 김한길 의원은 대선, 총선 과정에서 기획·전략역을 맡아온 '지장'으로 통한다. 소설가·기자·방송인·칼럼니스트 등 '필력'으로 80년대를 살아온 김 의원은 1996년 15대 국회에 첫발을 들였고 이후 김대중 선대위 방송토론팀장을 맡으면서 당내 홍보역을 주로 맡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당·청·청을 오가면서 대통령 정책기획수석비서관, 문화부장관, 민주당 총선 기획단장을 맡았다. 이후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선대위본부장을 맡은 김 의원은 신계륜 의원과 함께 정몽준 후보를 상대로 후보 단일화 막후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를 떠올려 김 의원은 "정몽준 후보가 이기면 우리가 모든 것을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치생명뿐만 아니라 이민 가야할 지경이었다"며 협상을 끝낸 뒤 집에 돌아와 "기절해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후 2004년 총선기획본부장을 맡아 공천 과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공천을 빌미로 생색내기, 줄 세우기 해본 적 없다"며 "누구와 한번 식사하지 않고 빵 사먹으면서 일했다"고 계보, 계파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17대 국회에서 김 의원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맡아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신행정수도건설 사업을 추진했고 이후 행정복합도시특별법 처리 과정에서 대야 협상을 주도했다. / 박형숙 기자 | | | | |
다음은 이날 투표에 앞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김한길 원내대표 당선자가 내놓은 주요 현안별 답변이다.
[국회 정상화 방안 및 대야 협상기준] "우선 사학법과 관련해 여러 가지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재개정을 전제로 한 협상은 있을 수 없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들어오는데 특별한 조건이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사학법을 개정할 부분이 있으면 국회에 들어와 개정안을 제출하고 그 부분에 대해 여당 의원들과 진지하게 논의를 하면 된다.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는 여·야 관계가 아니라 입법부와 행정부의 관계로 봐야 한다. 인사청문회는 입법부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이고, 특히 야당(한나라당)의 요구로 만들어졌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안타깝다. 정치개혁은 3권 분립 원칙에 어떻게 접근하냐에 따라 이뤄진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입장] "(열린우리당 내) 중진 의원들 중에서 몇 안 되는 의원만이 국보법 폐지안에 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국보법은 반드시 폐지하는 것이 옳다. 당론은 폐지 후 보완 입법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정해진 당론은 존중돼야 한다. '국보법 폐지' 원칙은 분명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는 많은 검토가 있어야 한다. 정책에 있어 선후가 있긴 하지만, 국보법 폐지는 반드시 해내야 할 일이다."
[올해 중점 추진할 입법과제] "양극화 문제를 대통령이 아젠다로 제시했다. 매우 시기 적절한 것이다. 우선 순위 하나만 꼽으라면 '양극화 해소'를 추진하겠다. 생활정치 민생국회를 앞세우고 싶다. 그러나 개혁과제와 입법과제를 명백하게 구분하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해 약간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개별사안이나 현안 문제에 대해 너무 자기 생각만을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의원들의 총 의견을 모아서 결정하고, 넘치지 않는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옳다."
[당·정·청 관계 발전 방안] "당·정·청 관계는 대단히 중요하다. 모두가 성공해야 목적이 이뤄진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후보자와 함께 있을 때 거북해 하는 말을 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끊임없이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겠다. 또 소통의 문제에 있어 기교보다는 원칙적으로 우리당이 제대로 되는 것이 중요하다. 144명의 거대 집권여당이 제자리를 잡고 위용을 갖춰 당의 의견을 모은다면 소통은 쉽게 될 것이다. 한편 당의 가치추구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청와대가 먼저 이를 말하면 당이 뒤따라가는 것이 되고 당이 먼저 이야기하면 당이 주도하는 것처럼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당·청 간의) 소통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원내 당직 인사 복안과 그 기준] "여러 의원들을 만나본 결과, 인사에 대해 대단히 불만이 팽배했다. 편중인사를 개편하겠다. 상임위원회와 원내 구성에 대해 1인 1주요 보직을 맡길 것이다. 여성의원들도 배려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초선의원도 상임위원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능력이 검증된 의원은 선수와 관계없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