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묘 잇따른 도굴 미수

회벽 못뚫어 터널 파고도 미수 그쳐

등록 2006.01.24 19:48수정 2006.01.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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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급 조선왕조 묘에 대한 도굴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문화재청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 송릉리에 있는 성묘(成墓, 광해군 어머니 묘)가 도굴 미수에 그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성묘 좌측 곡장(좌) 도굴 갱도(우)
성묘 좌측 곡장(좌) 도굴 갱도(우)문화재청
지난 18일에는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산 30-1번지에 있는 서오릉 순창원(順昌園, 명종의 원자인 순회세자와 공회빈 윤씨의 합장묘)의 도굴 미수 현장이 순찰 중이던 관리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성묘 도굴 미수 현장은 순창원 사건 이후 문화재청이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한 능(陵, 40기), 원(園, 13기), 묘(墓, 64기) 등 모두 117기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 발견한 것이다.

성묘 도굴 미수 현장은 봉분 좌측 곡장(벽돌기와 담장) 바깥 약 8.5m 떨어진 경사지에 낙엽과 잡목으로 입구(가로 1.0m 세로 0.8m)가 교묘하게 가려져 있었다. 문화재청측은 도굴범들이 14.5m 깊이로 파고 들어 갔으나 봉분 중심의 강화 다짐층인 회곽(恢槨)을 뚫지 못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순창원의 경우 봉분 좌측 혼유석(魂遊石) 뒤편 잔디(가로 0.7m. 세로 1.4m)를 떼낸 흔적이 발견되어 문화재 발굴조사팀이 현장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도굴범들이 봉분을 수직으로 2.7m 정도 파들어 갔으나 강화 다짐층이 시작되는 목탄층에 막혀 더 이상 파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장된 도굴현장(문화재청 사진)
위장된 도굴현장(문화재청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궁능 관리과의 조운영 연구사는 "도굴 시기는 토양조사 등을 한 이후에야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시대 왕족과 관련 묘는 모두 회벽을 두텁게 쳐, 빠른 시간에 은밀하게 파헤쳐야 하는 도굴을 하기에는 어렵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번 도굴미수 사건과 관련, "순찰을 강화해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지역 내(능 등이 위치한)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체계를 강화해 문화재 보호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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