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일류를 향한 비전과 도전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이명박 서울 시장조창선
그는 공직사회에 기업의 경쟁 마인드를 도입해 공직자를 변화시키고 활력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서울 시장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행이었던 업무 브리핑도 받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브리핑 준비할 시간에 자기 계발과 창의적인 생각을 만드는 데 시간을 투자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분야별 선진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시스템도 하나둘 도입해 나갔다고 덧붙였다.
"공약 사업 중 하나인 청계천 복원은 사실 서울 공무원이 모두 반대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닙니다. 사업 진행 준비만 순수하게 5년 걸릴 텐데, 4년 임기인 시장님이 시작했다가 완성되지 못할 수 있으니 다른 일을 하라고 말하더군요. 공직사회의 모든 절차가 거의 모두 바뀐 것이 없으니 디지털 시대에 맞춰 1년으로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 외국의 전문가 한 팀, 공무원 한 팀, (한국의) 전문가 한 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공직자들이 어찌나 열심히 일하는지 깜짝 놀랐습니다. 밤낮 주말할 것 없이 열심이더군요. 제가 사회에서 듣던 공직자와는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이 시장은 무척 짧은 시간에 청계천 공사를 끝낸 비결도 털어놓았다. 핵심은 보상비에 대한 대처. 당시 상인들이 서울시에 10조 3천억 원 보상을 요구한 데 대해 서울시 공무원들은 최소한 1조 원 이상 보상을 고려했었다고. 그러나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 공사비만 3800억 원 가량 드는 상태에서 보상비가 없다는 점을 적극 강조하라고 했단다.
"공직자들을 모아놓고 3가지를 일관되게 말하라고 했습니다. 첫째, 돈은 없다. 매를 맞아도 보상은 없다. 둘째, 어떤 약속도 문서로 하지 않는다. 셋째, 직접적인 피해는 당연히 보상한다. 청계천을 둘러싸고 400여개 이익단체가 있는데 협상을 일일이 문서로 했다가는 거의 13년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어떤 단체에 어느 정도 보장했다가는 다음 단체들이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구두로 하기로 했습니다. 말로는 전체를 상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논리로 공무원만 설득하는데도 두 달이 걸렸습니다. 상인들은 1년이 지나도록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말단 공무원에서부터 고위 공직자까지 똑같이 그 세 가지 말만 해대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4200여 번의 설득을 계속했습니다. 4200여 번을 말입니다. 이것은 진실과 정성이 함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시장은 무조건 밀어붙이는 '불도저 시장'이라는 비판을 반박하듯 서울시립미술관 시간 변경을 위해 4개월간 인내한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낮에만 운영되는 시립미술관의 특성상 직장인들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공무원을 통해 시간 변경을 지시하기보다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저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 '내가 미술관에 꼭 한번 가고 싶다. 그런데 저녁이 되어서야 시간이 되는데 미술관이 문을 닫아버리니 보기가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미술관측이 '시장님, 언제 오시겠습니까? 준비해놓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만일 시장이 '그것 10시까지 여세요'라고 말했다면 공무원들은 3일만에 그 일을 해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4개월간 인내하면서 스스로 10시까지 열도록 만들었습니다. 그 분들이 회의 끝에 자체적으로 10시까지 운영하겠다고 말하더군요. 민주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초기에는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결국에는 좋은 것입니다."
정부 예산도 잘 관리하면 20% 쯤 줄일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