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와 함께 '접시'를 만들었어요

휴일을 이용해 국립서울과학관의 도예체험을 했습니다

등록 2006.01.26 16:15수정 2006.01.2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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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은 내가 가입되어 있는 인터넷 카페 내 '직장다니는엄마 소모임'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한동안 날씨가 따뜻하다가 그날따라 추워졌다. 모임에 엄마와 함께 나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4살~7살 정도인데 날씨가 쌀쌀해져서 괜찮을지 조금 걱정이 되었다.


정기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있는데, 모임장소는 때마다 내용에 따라서 대부분 바뀐다. 이번엔 아이들에게 '도예체험'을 경험시키기 위해 종로구에 있는 국립서울과학관을 찾았다. 모임 내용에 따라서 함께 모일 수 있는 인원이 다른데, 이번엔 아이들 25명이 함께 하기로 했다.

가끔 이런 정기모임에 나가거나 번개모임에 나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엄마들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참 열정적이다. 이렇게 시간을 내 나온 엄마들은 쉽게 친구가 되고, 함께 나온 아이들 역시 쉽게 서로 친구가 된다. 더구나 모두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속마음도 스스럼없이 이야기 하게 된다.

나는 며칠 전부터 여름이에게 "국립서울과학관에 가서 도자기를 만들자"고 이야기를 했다. 여름이는 일요일만 손꼽아 기다리는 것 같았다. 그동안 몇 번 만난 친구 이야기도 하면서 말이다. 일요일 아침, 집에서 밥을 먹고 여름이에게 줄 간식과 물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모처럼 나간 대학로는 많이 변해 있었다. 바람은 너무 차가웠지만 요란한 길을 지나가는 내내 여름이도 나도 즐거웠다.

한명, 두 명 엄마들이 모이고 우리는 도예체험실로 올라갔다. 나는 국립서울과학관이란 곳을 처음 간 것인데, 생각보다 볼 것이 많았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1층과 2층은 보지 못하고 도예체험관이 있는 3층을 잠깐 구경했는데, 한켠에는 상설과학체험장이란 것이 있었다. 그곳에선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로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한쪽은 조류와 동물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인류, 심장혈관의집이 있었다. 1층과 2층에도 볼거리들이 많이 있었는데, 구경할 시간이 부족해 다음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도예체험장에 들어간 아이들은 저마다 신이 났다. 자리를 정해 아이들을 책상 앞에 앉히고 나서, 도자기에 대한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아이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진지하게 수업에 임했다. 설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찰흙을 나누어 주었다. 각자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만드는 동안 한 명 한 명 차례대로 나가서 선생님과 작품(?)을 만들었다.


드디어 여름이 차례가 되었다. 다들 물레질을 통해 예쁘게 꽃병을 만들었기에 나는 속으로 '여름이가 만드는 꽃병으로 집에 꽃을 좀 꽂아 놓아야지'했다. 그런데 여름이는 힘 조절을 잘 못했는지, 꽃병 모양이 이상했다. 여름이와 함께 물레질을 하던 선생님이 도저히 안 되겠는지 "여름이는 그릇을 만들어야겠다"하셨다. 그런데 그마저 잘 되지 않았는지 "안 되겠다. 여름이는 접시 만들자, 접시!" 결국, 다른 아이들은 모두 예쁜 꽃병을 만들었는데, 여름이는 접시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여름이는 재미있는지 무척 즐거워했다.

선생님과 함께 열심히 물레질하는 여름이 ^^
선생님과 함께 열심히 물레질하는 여름이 ^^김미영
여름이 혼자서 해보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여름이 혼자서 해보는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김미영
물레질로 원하는 모양의 작품을 만든 후 붓을 이용해 색을 칠했다. 아이들의 표정과 색을 칠하는 손놀림이 어찌나 진지한지 마치 어린 장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색을 입히고, 그림을 그려 넣게 했다. 여름이는 아직 그림을 잘 그릴 줄 몰라 직선만 그어 놓았다. 그 위에 이름 '김여름'은 내가 손을 잡고 함께 새겼다.


만들어 놓은 도자기에 색을 칠하고 있는 아이들
만들어 놓은 도자기에 색을 칠하고 있는 아이들김미영
색을 칠한 후 도자기에 그림 그리고 있는 여름이 모습
색을 칠한 후 도자기에 그림 그리고 있는 여름이 모습김미영
완성된 여름이 작품 '접시'
완성된 여름이 작품 '접시'김미영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완성된 작품들
아이들이 만들어 놓은 완성된 작품들김미영
이렇게 해서 아이들의 작품이 다 완성되었다. 당장 가져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굽는데 시간이 좀 걸려 삼 주 후에나 받아볼 수 있단다.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는 모양도 삐뚤고 그림도 다 제멋대로이다. 이렇게 볼품없는 도자기이지만 아이들의 집에서는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국립서울과학관 어떻게 가나?

* 위 치 : 서울 종로구 와룡동(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출구로 나와서 300m 직진하세요.)

* 입 장 료 : 성인 (20세이상) 1000원 / 아동 ( 7세이상) 500원

* 관람시간 : 오전 9시30분 - 오후 5시 30분 (입장은 폐관시간 1시간전까지)

*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다음날

* 주 차 장 : 소형차 (1회 주차) 2,000원 / 대형차 (1회 주차) 5,000원

* 국립서울과학관 홈페이지 : www.ssm.go.kr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여러가지 체험교실과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습니다.) / 김미영

덧붙이는 글 |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의 모임을 알게 되어 좋은 정보도 많이 얻고 또래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됐습니다. 더구나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나눌수 있어서 금상첨화인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의 모임을 알게 되어 좋은 정보도 많이 얻고 또래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됐습니다. 더구나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서로 나눌수 있어서 금상첨화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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