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쳐 놓은 것보다 먹은 것이 더 많았던 것 같은 먹음직스러운 전김미영
나는 갑자기 부아가 났다. 그래서 어리광 섞인 목소리로 투정을 부리며 어머님께 말했다.
"어머니, 저도 똑같이 일하고 왔는데, 저한테는 일하라고 하시고 왜 애비만 누워서 자라고 하세요~~."
어머님은 그때 나를 한마디도 나무라지 않으셨다. 그리고는 웃으시면서, "그래 그게 서운해? 애비야, 얼른 일어나! 너두 일어나서 전 같이 부치자" 하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에도 어머님은 남편과 나에게 자주 말씀을 하셨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미영이가 밥 해줄 때 바라지 말고 먼저 오는 사람이 따뜻하게 밥 해놓고 기다려라. 부부지간에 누가 먼저랄 것 없는 거야. 괜한 오기 부리지 말고 서로 생각하고 사랑해 주는 게 최고다."
그때는 어머님의 마음을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님은 나에게 너무나 큰 사랑을 베풀어 주고 계신 것이다. 지금까지 늘 변함없이 말이다.
통화 끝에 나는 어머님께 내가 음식을 장만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어머님은 그럴 것 없다고 하셨지만, 내가 만들지 않으면 어머님이 피곤한 몸으로 새벽같이 음식을 장만하실 것이 눈에 보이듯 뻔했기에 고집을 피웠다. 어머님은 많이 만들지 말고 한 접시씩만 해오라고 몇 번이나 당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