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는 주연배우들의 부상으로 드라마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imbc
MBC는 지난주에도 정규 편성 부문에서 수목극 <궁> 하나를 제외하고는 시청률 20위권에 들어선 프로그램이 하나도 없었다. 시청률 면에서 계속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프로그램의 작품성이나 완성도에서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최근 MBC는 예능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시청률 상승에만 혈안이 된 듯, 무리수를 남발하다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빈번하다. 특히 지난 설 연휴 특집으로 방영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인기코너 '몰래카메라'나 <스타댄스배틀 2006> 같은 프로그램은, 각각 작위적인 설정의 남발과 지나친 선정성으로 도마에 오른 케이스.
드라마 부문 역시 부진한 것은 여전하다. <신돈> <사랑은 아무도 못 말려> <결혼합시다> <궁> 등 평일과 주말의 각종 프로그램을 통틀어 경쟁작들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작품이 하나도 없다. 그나마 <궁> 정도만이 SBS <마이걸>이 종영한 다음주부터 본격적인 시청률 반등을 노려볼 수 있는 처지.
최근에 벌어진 <늑대> 관련 사고는, 굳이 MBC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드라마 전반에 만연한 열악한 제작관행에 경종을 울릴만한 사태였다.
돌발적인 사고이기는 했지만, 촉박한 제작일정 속에 스태프와 배우들이 엄청난 혹사에 심리적 부담에 시달리며 강행되는 현재 드라마 제작풍토 속에서는 이런 사건이 언제든 재발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 사건 이후로, 국내 드라마도 이제 상업주의에만 눈이 먼 근시안적인 풍토에서 벗어나 드라마 제작의 질적인 향상을 위하여 사전제작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일단 MBC는 배우들의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판명나며, 8부작 사전제작 드라마인 <내 인생의 스페셜>을 대체 편성하기로 잠정적인 합의를 한 상태지만,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이제 <늑대>는 아예 제작 포기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떠나는 우수 인력들...인재 공백 현상
또한 자사의 간판 아나운서였던 손석희 국장의 갑작스런 퇴진이 주는 충격은, MBC로서는 단순히 아나운서 한 명의 퇴직 차원을 넘어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우수 핵심 인력의 외부 유출이라는 상징성과 맞닿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