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자료사진)권우성
야당, 특히 민주노동당이 가장 벼르는 분야다. 민주노동당은 유 내정자에 대해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지만 그가 책임지고 발의하거나 통과시킨 개혁적인 법안이 하나도 없다"며 "시장경제 논리에 입각해 의료분야 산업화·시장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이 보건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65세 이상의 특정 자산 규모 이하 노인을 대상으로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효도연금법'을 비롯 응급의료기금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응급의료법 개정안 등 예닐곱 가지 법안을 냈다고 반박했다. 또한 독일 유학 시절 사회보험에 대해 공부를 했고 관련해서 칼럼과 책도 집필했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등 진보적인 보건의료시민단체들은 지난달 유시민 장관 내정 반대 성명을 내고 그 이유로 "시장친화적 정책을 강조해 왔다"며 '개혁성 부족'을 가장 크게 꼽았다. 또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연구 난자제공 의혹과 관련, "노 대통령과 더불어 문제를 봉합하고 덮는 데 힘을 쏟은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황우석 사태에 대한 입장과 태도를 추궁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내정자가 지난해 MBC < PD수첩 >의 황우석 교수 논문 검증 보도와 관련 "방송국 프로듀서가 황우석 교수를 검증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짓이다, 내가 가서 검증하는 것과 똑같다"고 발언해 무리를 빚었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측은 "취재윤리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표현이 과한 것은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설화(舌禍)'와 관련해 '유시민의 조개론'을 내놓았다. 보건복지위 소속의 현 의원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2002년 대선 당시 발생한 개혁당 내 성추행 사건 해결 요구에 대해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는 발언으로 묵살했다"며 "아직까지 아무런 사과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 의원은 "2002년 '성매매 제한적 합법화'를 주장하는 보수적인 논조 글을 잡지에 투고하기도 했다"며 "여성의 성(性)마저 '시장주의적'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저열한 성의식"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유 내정자의 이라크 파병반대 소신 번복도 거론할 태세다. 유 내정자는 지난해 11월 서울대 특강에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명분 없는 전쟁이라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지만 궂은 일은 대통령이 하고 폼은 국회의원이 잡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며 "(대통령이) 욕먹을 때는 같이 먹고 비가 올 때는 같이 맞아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쟁점④ 코드인사] "소신 아닌, 조정 능력 보여야"
한나라당은 유 내정자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일찌감치 '코드인사'라고 규정해 왔다. 이날도 논평을 내고 "인사청문회의 존재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며 "코드인사, 보은인사의 문제점을 국민 앞에 낱낱이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문제 삼는 대목이다. 1·2 개각 파문을 주도한 의원들은 "이미 끝난 얘기"라면서도 "대통령·총리와 코드 맞추다가는 당의 노선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은 "총리와 가깝다고 하는데 총리의 입장대로 한다면 의원들과의 부딪칠 수 있다"며 "입장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우 의원은 유 내정자가 제출한 국민연금 개정안과 효도연금법에 대해 "유 내정자가 연금 개혁의 전도사는 아니"라며 "정부와 조정하고 야당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원 확보와 관련 "김근태 전 장관처럼 재경부와 부딪칠 수 있냐"고 물었다.
김 전 장관은 재경부의 국민연금 민자유치 사업 활용 입장에 대해 반대를 표시하는 과정에서 노 대통령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이 불안해하는 부분"이라며 "이해 당사자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끌어낼 것인지 조정능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17대 국회 들어 진척이 없는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가 유 내정자의 첫 실험대. 정부는 '더 내고 덜 받는' 재정안정화 기조 하에 '연금 개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은 기초연금제 도입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유 내정자는 정부안을 유지하는 대신 제2의 연금인 효도연금을 도입하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는 "조율되지 않은 안"이라고 반박한다.
이와 관련, 유 내정자는 지난해 말 <오마이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정치란 선물이다, (국민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할지, 민주노동당과 소연정을 할지 선택하면 된다"며 "내가 꽤 친화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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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반대'는 어디 가고, '조개론'은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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