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눈은 대체로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눈이다"라는 외침 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두 창밖으로 끌어낼 수 있다. 그러한 눈의 마력은 아마도 세상을 모두 하얗게 바꾸어버리는 그 흰빛의 마술일 것이다. 그렇게 눈이 오면 세상은 한순간에 달라 보인다. 어디나 깨끗하고 청결해 보인다. 시인 안수환은 그의 시 속에서 '페인트공'의 투덜거림을 빌어 "제 것도 아니면서 사람들은//깨끗한 청결만 좋아한다니까"라고 꼬집은 적이 있지만 깨끗한 청결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이 눈에 대한 반가움으로 나타나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는 것 같다. 2월 7일에 서울에 큰 눈이 내리면서 세상이 하얗게 변해 버렸고, 그 하얀 세상을 그냥 집안에서만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것으론 마음이 차질 않았다. 그래서 인근의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검단산에 올랐다. 눈 내린 검단산은 태백산이나 설악산에 못지않았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눈이 그 헝클어진 덤불을 하얗게 채우자 그 순간 덤불의 어수선함은 어디로 가고 순백의 아름다움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보통은 검단산을 오르는 내내 길의 양옆으로 자리한 무성한 나무숲이 시야를 막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러나 검단산에 눈이 내리면 시야를 막던 그 숲으로 자꾸만 시선이 돌아간다. 정상을 생각하며 앞으로만 오르던 길을 눈 내린 산에선 자꾸 옆을 보며 가게 된다. 옆을 보며 가다보니 산을 오르는 길이 마치 평지가 된 기분이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바람 끝은 매섭고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도 만만치 않지만 산 전체가 모두 눈꽃나무로 가득 찬 풍경은 잠시 우리들로 하여금 겨울을 잊게 만든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분명 가지 끝에 내려앉은 눈에 의해 눈꽃이 피고, 또 세상이 눈에 덮여 하얗게 된 것이건만 산을 오르다보면 가지 끝에서 눈꽃이 피어나고 그 눈꽃이 날려 숲이 하얗게 덮인 느낌이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만년 청년 소나무는 오늘 졸지에 할아버지가 되었다. 쭈뼛쭈뼛 세우고 있던 솔잎이 하얗게 늘어져 수염이 되었다. 바람이 흔들자 소나무를 에헴, 에헴 헛기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오늘은 눈길을 걸어 정상에 오른다. 그 하얀 길을 걸어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내내 주변은 모두 하얗다. 온통 하얀 빛으로 시선이 채워지고, 그러다 보니 그 길을 오르며 들이쉬고 내뱉는 가쁜 숨도 오늘은 모두 하얀 빛인 것 같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검단산의 정상에서 바라보면 팔당호가 내려다보인다. 오늘은 팔당댐을 사이에 두고 위쪽과 아래쪽이 그 색깔을 분명하게 가르고 있다. 위쪽으로는 호수를 덮은 얼음 위로 하얗게 눈이 덮여있고, 아래쪽으로는 물이 제 물빛 그대로 일렁거리며 서울로 흘러가고 있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검단산 정상. 원래 검단산은 하남시는 물론이고 인근 서울의 주민들도 많이 찾아 평일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산이다. 그러나 눈이 내린 날의 검단산은 한가했다. 올랐다가 내려오며 만난 사람들을 모두 꼽아야 20여명 정도였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검단산의 중턱에는 약수터가 하나 있다. 검단산의 약수터는 사람들의 갈증난 목만 축여주는 것이 아니다. 이곳의 약수터는 목마른 사람에겐 물을 주고, 시간이 궁금한 사람에겐 시간을 알려주며, 기온이 궁금한 사람에겐 기온도 알려준다. 나는 시간과 기온은 궁금해 하지 않았으며, 바가지에 가득 채운 약수로 목의 갈증만 축였다. 큰사진보기 ▲김동원 약수터에서 내려보니 하남시의 여기저기에 불이 들어와 있었다. 도시의 인근에 이런 산을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어둠에 쌓인 산길을 손전등으로 밝히며 휘적휘적 산길을 내려왔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김동원의 글터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김동원의 글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동원 (backnine) 내방 구독하기 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모이] 베란다에서 지켜본 '블랙이글스' 에어쇼 연습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AD AD AD 인기기사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3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사진] 눈이 오면 검단산도 화려하게 변신한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윤석열 대통령 골프 논란... 국힘-용산의 '대환장' 질의응답 [주장] 변호사가 본 이재명 1심 판결과 민주당이 해야할 일 천막 탈의하는 여자선수들이 충격? 더한 것도 있습니다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