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추초등학교에서 열린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의 기지 이전 반대 집회에서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주한미군 없는 세상'을 꿈꾸며 연날리기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남소연
올해 가을 평택 팽성 벌판에서 누렇게 익은 벼가 넘실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한·미 양국 정부는 2004년 한강 이남에 있는 용산 미군기지와 미2사단을 현 평택시 팽성읍 미군부대 캠프 험프리로 확장 이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팽성 주민들은 285만평의 농토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범대위)와 국제화 계획 지구 반대 고덕투쟁위원회 등 팽성·고덕 주민과 민주노동당, 민주노총, 학생단체, 시민단체 회원 등 3000여명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12일 오후 팽성읍 대추리 대추초등학교에서 미군기지 확장 반대·강제토지 수용 저지 '3차 평화대행진'을 개최했다.
대추초등학교에서 날린 200여개의 연
오후 2시 본행사가 시작되기 전, 독수리가 그려진 200여개의 연이 대추초등학교 하늘을 수놓았다. 한반도 평화와 미군기지 확장 저지, 그리고 올해 풍년대작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긴 연이었다. 민노당이 준비한 150개 연은 일렬로 연결돼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 위를 날았다. 미군기지는 대추초등학교에서 불과 30여 미터 앞이다.
집회 연단은 볏단으로 쌓아 올렸다. 연단 뒤론 파란 논과 하얀 쌀밥이 그려졌다. 그림 앞엔 풍년제를 지내기 위한 제사상이 마련됐다.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아직 질퍽질퍽한 운동장엔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참석자들은 "전국민이 똘똘뭉쳐 기지확장 막아내자", "전국민이 힘으로 올해농사 지어보자", "오는 미군 막아내고 올해농사 지어보세" 등 구호를 행사 내내 외치며 팽성에 부는 찬 바람에 맞섰다. 손엔 정부와 미군을 규탄하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었다. 각 단체 이름을 나타낸 깃발과 '미군기지 확장반대' 등이 빨갛게 쓰인 노란 바탕의 깃발 수백 여개도 함께 나부꼈다.
행사는 '풍년제'로 막을 열었다. 풍년제에선 풍년기원춤에 이어 축문이 낭독됐고,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연단에 나와 절을 올렸다.
문정현 신부 "파란평야에 하얀쌀 내는게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