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춘절이나 발레타인데이때 '임대 애인'이 유행하고 있다.박현숙
역시 인터넷에 실린 '임시 임대 애인'을 구한다는 광고다. 춘지에를 앞두고 급히 가짜 여자친구가 되어줄 사람을 구한다는 내용인데, 중국에서는 미혼자녀가 춘지에에 결혼할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를 고향에 데려가 부모와 친척들에게 인사시키는 게 일반적인 풍경이다.
최근 중국 내 고령의 미혼남녀가 증가하면서 이들이 임대 애인 광고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춘지에 때마다 '애인을 데리고 오라'는 부모들의 잔소리를 일시적으로 피할 요령으로 '임대 애인제' 유행에 동참한다는 것. 칭런졔를 앞두고 유행한 '애인 임대' 역시 고령 미혼족들의 '발상의 전환'에서 유래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중국 <남팡뚜스빠오(南方都市報)>에 따르면, 최근 선전(深川)의 몇몇 결혼중개업소에서는 본격적으로 '애인 임대' 업무를 개시했다고 한다. 아직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히' 임시 애인이 필요할 때, '고객'의 요구조건에 따라 애인을 임대해 주는 신종 사업이다. '임대 애인'의 학벌과 외모 등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임대 전에는 당연히 계약서를 작성해 상대방의 '안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임대 애인'이 유행하고 심지어 자신을 임시애인으로 '경매'하기까지 하는 현상이 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들도 커가고 있다. 대부분은 '사랑도 사고파는 상품이 된 시대'를 통탄하는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지금 시대는 아마도 여자친구, 남자친구를 경매하거나 임대할 수 있는지는 몰라도,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영원히 사고 팔수가 없는 것이다. 이 세상의 기초가 물질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사랑의 감정은 물질위에서가 아니라 영원히 사랑위에서 만들어 지는 것이다"라며 사랑의 '상품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1978년, 문화대혁명의 악몽에서 벗어나 막 개혁개방이 시작되었을 때 당시 중국사회에서 가장 유행한 것이 '연애'였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사회분위기가 자유연애를 공개적으로 할 수 없게끔 만들었던 탓에, 연애는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최대의 갈망이었다.
그 후 30여 년이 지난 지금, 중국에는 다시 '연애'가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연애는 억눌린 갈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소비'로서의 연애다. 밸런타인데이를 맞는 중국의 청춘남녀들에게 사랑 혹은 연애 감정은 이제 돈을 주고 빌리거나 빌릴 수 있는 '소비상품'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오늘, 베이징 거리에는 '사랑찬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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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 외롭지 않게... 절 나흘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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